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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90% 이상인데…3기 신도시 환경평가 설명회 건너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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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왕숙ㆍ하남 교산 등 줄줄이 생략

인천 계양 1~2 등급 그린벨트 92.8%

사업 속도 내려 부실 환경영향평가 우려

헤럴드경제

[이미지 설명=인천 계양 테크노벨리 공공주택지구 사업지. 붉은색 점선 부분이 사업부지이며, 1등급 그린벨트는 진한 녹색, 2등급은 연두색으로 표시돼 있다. 대부분 지역이 2등급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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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가 지난해 지정한 3기 신도시 4곳의 주민설명회를 모두 생략하기로 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면적이 넓고 주민 반대 의견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개발 시간표를 맞추기 위해 여론 수렴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경기도 남양주 왕숙1ㆍ2, 하남 교산, 인천광역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 생략 공고를 냈다. 지난달 과천 공공주택지구 설명회를 생략하기로 한 데 이어 나머지 3기 신도시의 설명회도 생략하기로 함으로써 지난해 발표한 곳은 모두 설명회 없이 진행하게 됐다. 중소규모 택지 중에서도 성남 신촌, 시흥 하중, 부천 역곡, 성남 낙생 등 다수 사업지의 설명회가 생략됐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개발 계획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따져 계획의 적정성이나 입지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초안을 작성한 후 주민설명회를 열도록 돼 있다. 이들 지역은 이달 14~17일 각각 설명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이 설명회를 거부하는 등 반발해 무산됐고, 이 경우 관련법에는 설명회를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고작 한 차례만 시도해보고 주민 반발이 있었다는 이유로 며칠 후 곧장 설명회를 건너뛰기로 결정한 것은 의견 수렴 절차를 요식행위로만 진행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영향평가가 환경 보전보다는 개발 면죄부를 주는 역할을 해온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2기 신도시 등 다른 공공주택지구를 개발할 때도 주민 반발은 항상 있었지만 이처럼 모두 주민설명회를 생략하지는 않았다”며 “주민 의견을 들어보려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3기 신도시 예정 지역은 개발제한구역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우려는 크다. 인천 계양테크노밸리는 계획지구 335만㎡ 중 그린벨트는 324만㎡이고, 특히 1~2등급은 전체 지구의 92.8%인 301만㎡에 달한다. 남양주 왕숙1지구는 계획지구 889만㎡ 중 96.3%인 856만㎡인 그린벨트로 지정돼 있으며 1~2등급은 그 절반인 총 453만㎡다. 왕숙2지구도 계획지구의 90.2%인 221만㎡가 개발제한구역이고, 97만㎡가 1~2등급이다. 그나마 하남 교산이 전체면적중 개발제한구역은 530만7703㎡(81.8%)이며 이중 1ㆍ2등급은 76만3301㎡로 낮은 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사업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등 충돌 우려가 있어 설명회를 생략했으며, 주민들이 원할 경우 공청회 등을 거쳐 여론을 지속해서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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