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 과거사위 발표]
독자에게 답합니다 / 수사기록·판결로 본 장자연 사건
20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도자료는 전체 26쪽 중 14쪽이 조선일보 관련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이 방상훈 사장 일가를 조사한 것이다. 이번 조사가 사실상 방 사장 일가를 겨냥한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본지는 그동안 방 사장 일가에 대한 특정 세력의 공격과 일부 언론의 거듭된 오보에 대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사위가 일방적 주장과 억측을 토대로 조선일보가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발표함으로써 방 사장 일가는 물론 조선일보 임직원 전체의 명예에 상처를 입혔다. 본지는 과거사위의 편파적 조사와 결과를 바로잡기 위해 독자 여러분에게 방 사장 일가와 관련된 사실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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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문건'은 오랜 기간 유서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문건이 특정한 목적을 위해 장씨가 연예기획사 대표 유장호씨와 함께 만든 소송용 문건이라는 것은 10년 전 수사 당국과 사법부에 의해 확인됐다.
이 문건에 등장하는 조선일보 관련자에 대한 문구는 둘이다.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가) 2008년 9월경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는 사람과 룸살롱 접대에 저를 불러서 방 사장님이 잠자리 요구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어 '2008년 9월부터 몇 개월 후 방 사장님의 아들인 스포츠조선 사장님과 술자리를 만들어 저에게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시켰습니다'라고 했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이 스포츠조선 사장을 맡은 적은 없다. 조선일보의 당시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작성한 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일보 방 사장의 잠자리 요구' 문구는 사법부와 수사 당국에 의해 이미 허위로 밝혀졌다. 사건 직후 김씨는 실제 조선일보 사장인 방상훈 사장과 일면식도 없다고 진술했다. 문건 작성에 개입한 유씨를 비롯해 숨진 장씨의 가족과 친구 모두 방상훈 사장을 모른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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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번 검찰 과거사위의 조사에서도 재확인됐다.
2009년 경찰은 문건의 '방 사장'이 실제 누구인지 규명하기 위해 장씨와 김 대표의 1년치 통화 기록 5만1161건을 방 사장의 휴대전화 번호와 대조했으나 일치하는 기록이 없었다.
하지만 경찰이 압수한 김 대표 PC의 일정표와 주소록에서 '조선일보 사장' 기록 2건을 발견했다. 검경 수사 결과, 두 기록 모두 실제 인물은 방상훈 사장이 아니라 계열사 스포츠조선 하모 사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대표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문구를 입력한 김씨의 비서 심모씨는 "사장(김씨)이 알려주는 대로 기록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이 일정표에 기재된 'SBS 사장'의 실제 인물도 SBS 계열 프로덕션 대표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하 사장은 본지에 "(일정표의 조선일보 사장 오찬 기록에 대해) 김 대표가 실제로 밥을 먹은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며 "내가 관련된 건 없고 조선일보가 끼워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2009년 8월 "(실제 방 사장과 장씨·김씨와의) 관계를 뒷받침할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2013년 법원도 "방 사장이 술접대와 성 상납을 받은 것처럼 적시한 보도는 허위 사실임이 입증된다"고 판결했다.
비슷한 주장을 한 국회의원 이정희·이종걸 명예훼손 재판에서도 법원은 "이들의 발언은 방상훈 사장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판결했다. 당시 수사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해 조선일보가 소송을 제기한 조현오 전 경기경찰청장조차 지난 8일 법정에서 "장자연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한 사람이 방상훈 사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경찰은 방 사장과 장자연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검찰 과거사위는 이번 조사에서도 방 사장의 관련성을 알려주는 어떤 증거나 증언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과거사위는 '(방 사장) 비서실과 비서진의 통화 내역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한 가지 이유를 들어 방상훈 사장이 문건 속 '조선일보 사장'인지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미진했다고만 발표했다.
방용훈 사장이 주최한 자리는 조셉 윤 美공사 환송 만찬
하 前사장, 초대 안한 김종승 대표 데려와… 장씨도 동행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은 2007년 10월 서울 청담동의 한 중식당에서 이임 예정인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관 공사의 환송연을 주선했다. 이모 CNN 한국지사장, 광고대행사 대표인 한모씨 등이 참석했다. 모임이 1시간쯤 지났을 무렵 한 대표가 "근처에 (스포츠조선) 하○ 사장이 있는데 인사드리고 싶어한다"며 하 사장을 불렀다.
하 사장은 2004년부터 가까이 지내던 (장자연 소속사) 김종승 대표와 함께 왔고 김 대표가 장자연씨를 이 자리에 데려왔다. 김 대표는 2009년 경찰에서 "하 사장에게 소개하기 위해 장씨를 데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법정에서 하 사장은 만찬 주최자의 양해 없이 김 대표를 동행한 데 대해 "방 사장은 통이 커서 여러 사람 밥 먹는데 한 명 정도 낀다고 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9년 검경 수사에서 방용훈 사장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 방 사장이 아니라 하 사장에게 장씨를 데려갔다는 김 대표의 진술이 타당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 때 "하 사장이 2007년 10월 중식당에서 김 대표로부터 장씨를 소개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하 사장은 스포츠조선을 퇴사한 4년 뒤인 2012년 이종걸 의원에 대한 조선일보 명예훼손 재판에 이종걸씨 측 증인으로 참석해 "식당도 방 사장이 정했고 돈도 그가 냈다"며 방 사장을 이 사건에 끌어들였다. 주한 미 공사 환송 모임을 주최한 방 사장이 장자연의 접대 모임을 마련한 듯 왜곡한 것이다. 일부 언론은 검증 없이 이 주장을 보도했다.
방용훈 사장은 작년 12월 검찰 과거사위 진상조사단에 출석해 "당시는 주한 미 공사 환송 모임이어서 하 사장 일행이 뒤늦게 합류했지만 일일이 누구를 소개받거나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방 사장은 그 후에도 장씨와 마주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진상조사단에 밝혔다. 검찰 과거사위도 이 진술과 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과거사위는 "술자리에서 방용훈 사장이 '조선일보 방 사장'으로 불렸다"며 "장자연씨가 방용훈 사장을 '조선일보 방 사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본지의 명예를 먹칠하기 위해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일방적 진술을 사실인 듯 인용한 것이다.
방정오, 지인 술자리에 장씨 있는 줄 모른 채 늦게 합석
경찰이 장씨의 1년치 통화 뒤졌지만 통화 내역 없어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는 조선일보 미디어전략팀장 시절인 2008년 10월 밤 9시쯤 서울 청담동의 한 단란주점에 갔다. 박모 전 의원 등 2명과 따로 저녁을 먹은 광고대행사 한모 대표가 2차 자리에 "박 전 의원을 소개시켜 주겠다"면서 방 팀장을 초대했다.
한 대표는 또 단란주점으로 장자연씨 소속사 김종승 대표를 불렀다. 김 대표는 앞서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장씨를 데리고 정모 PD와 저녁을 했다. 장씨의 드라마 출연을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김 대표는 정 PD에게도 단란주점에 같이 가자고 했으나 정 PD가 거절하자 장씨만 데리고 왔다.
단란주점에는 남자 5명, 여종업원 5명과 장씨가 동석했다. 이 자리를 주선한 한 대표는 2009년 경찰 조사에서 "방 팀장이 김 대표와 장씨의 동석 사실을 모르고 술자리에 합석했다"고 진술했다. 김 대표도 "방 팀장은 한 대표를 만나기 위해 잠시 들른 것"이라고 진술했다.
술자리는 새벽 1시까지 이어졌으나 방 팀장은 밤 11시쯤 먼저 일어나 서울 성북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그의 귀가 사실은 그날 밤 12시쯤 방 팀장이 김 대표와 통화한 기지국이 방 팀장의 집 근처로 확인되면서 증명됐다. 당시 김 대표와 장씨는 서울 청담동 단란주점에 머물렀다. 경찰은 김 대표와 헤어진 장씨가 그 후 다른 일행과 또 다른 술자리를 가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장씨의 통화 기록에 대한 경찰 조사에서 방 팀장의 휴대전화 번호는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과거사위는 20일 "조사단이 확보한 통화 내역 파일에는 방정오 전 대표와 장자연 사이의 통화 내역이 없다"고 했다. 또 "장자연의 다이어리나 수첩 등의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방정오가 장자연으로부터 술접대를 추가로 받았는지 확인할 수 없고, 그 밖에 술접대 강요 등의 범죄 사실이 있었다고 판단할 만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간 일부 언론은 몇몇 인사의 전언이라며 방 팀장이 장씨와 "통화했다" "만났다" "문자를 보냈다" "장씨의 다이어리에 방 팀장 이름이 있는 걸 보았다"는 식으로 육하원칙에도 맞지 않는 내용을 무분별하게 보도했다. 방정오 전 대표는 해당 언론사들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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