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골퍼 비밀노트](212)톱골퍼의 정교한 트러블샷-어드레스 때 무릎 각도 계속 유지해야

‘한국의 마스터스’로 불리는 제38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이 ‘한국 선수 15년 연속 우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힘겨웠던 과정이었습니다. 대학 시절 ‘마스터스 챔퍼’ 패트릭 리드와 같은 팀 멤버로 활약했던 핀란드 출신 얀네 카스케가 첫 출전에도 불구하고 그림 같은 트러블샷으로 우승을 위협했으니까요.

특히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카스케는 1번 홀에서 드라이버샷이 숲속으로 들어간 뒤 숲속에서 멋진 트러블샷으로 파를 잡아냈고 2번 홀에서는 세컨드샷이 생크가 났는데도 또다시 파를 잡아내며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카스케의 트러블샷, 핵심은 뭘까요. 사진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임팩트 후 폴로스루 구간까지 왼 무릎 모양을 보세요. 어드레스 때 만들어진 무릎 각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수민과 얀네 카스케의 트러블샷 장면. 볼을 정확하게 맞히기 위해 두 선수 모두 왼발 모양을 어드레스 때 모양 그대로 유지한 채로 샷을 하고 있다. 왼발 무릎 높이가 변하면 볼을 정확하게 맞히기 어렵기 때문에 정교한 샷이 필요할 경우 톱골퍼들은 어드레스 때 만든 무릎 높이를 최대한 유지한다. 뒤땅이나 토핑이 많은 주말골퍼들은 일반적인 샷을 할 때에도 이 모양을 잘 기억해두면 좋다.

카스케는 “트러블샷할 때 임팩트 순간까지 어드레스 때 만든 무릎 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빈 스윙을 하거나 연습 스윙을 할 때 왼 무릎 모양을 잘 생각하면서 느낌을 찾아야 한다. 다운스윙 때 너무 굽혀지거나 쭉 펴는 동작이 나오면 안 된다”고도 합니다.

선수들 임팩트 순간을 살펴보면 왼 무릎 각도가 잘 잡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왼쪽 벽’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수민의 트러블샷 모습을 봐도 하체 움직임이 적습니다. 이수민은 “트러블샷에서 무릎을 굽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정타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다른 샷에서도 정타를 잘 치지 못한다면 무릎이 굽혀졌다 펴지며 상하로 움직이지 않는지 봐야 한다. 무릎을 굽힌 상태를 유지한다면 몸의 균형을 잡기 쉬워 더 강하게 스윙할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왼 무릎을 굽혀준다는 것은 왼발에 힘이 잘 실려 있다는 증거기도 합니다. 다운스윙을 할 때 왼 무릎을 쭉 펴기 때문에 몸이 벌떡 일어섭니다. 많은 주말골퍼가 볼을 더 세게 치기 위해 이렇게 하체를 많이 씁니다. 하지만 하체는 오히려 무릎을 굽혀주는 동작을 해서 어드레스 때의 무릎 각을 다시 만들어줘야 힘 전달이 잘됩니다.

매경오픈 챔피언 출신 문경준도 “주말골퍼는 볼을 칠 때 팔에 힘을 많이 주고 강하게 치기 위해 왼발을 세게 펴준다. 이 동작은 오히려 체중 이동이 거꾸로 돼 뒤로 가게 만든다”며 반드시 피해야 할 동작이라고 강조합니다.

실전에서 바로 하기는 힘듭니다. 스윙을 50% 수준으로 천천히 하면서 점차 느낌을 찾아 스윙 스피드를 올려가면 됩니다.

문경준은 “스윙을 80% 정도 힘으로 한다고 생각하고 무릎은 약간 트러블샷 상황을 떠올리면 된다”고 강조하네요.

거리 욕심은 살짝 버리고 우선 ‘정타’부터 치는 훈련을 하면 거리는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견고한 하체를 만들어 정교한 골프를 치는 것이 스코어에도 더 좋겠죠.

우선 모든 샷을 트러블샷이라고 생각하고 80% 힘으로 임팩트 때 어드레스 시 만든 무릎 각도를 다시 만드는 동작을 해보세요. 편안하게 스윙하는데 클럽 페이스에 ‘짝~’ 하는 소리와 함께 기분 좋게 볼이 날아갈 것입니다.

[조효성 매일경제 기자 hsc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8호 (2019.05.15~2019.05.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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