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CEO 칼럼-최두진 미래엔 대표] 미중 무역전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베트남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정부가 중국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미국과 중국 고위급 무역협상이 아무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미국은 이날을 기해서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많은 언론들은 관세 폭탄을 맞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가 중간재, 자본재 등을 중국에 많이 수출하고 있는 한국, 일본 등이 고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24%이며 실제 중국에 대한 전체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80%에 육박하고 있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IHS 마킷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라지브 비스와스씨는 미국에 물건을 수입해 파는 업체들이 중국 기업 외에 제조 허브를 새로이 찾을 것이며, 제조업체들은 미국 관세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전반적인 공급망을 변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국과 중국이 무역충돌이 언제 해결이 될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언론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가뜩이나 중국의 인건비 상승이 부담스러웠던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해야 할 결정적인 이유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투자해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중국 기업들도 베트남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10월 애플의 ‘에어팟’ 생산업체로 유명한 싱가포르 제조업체 고어텍(GoerTek)은 무선 이어폰 생산 시설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이 개혁개방에 나서자마자 중국 광둥에 생산 기지를 만든 세계 최대 전자제품 조립업체 폭스콘도 최근 베트남 북부 산업단지의 부동산을 취득했다. 글로벌 중국 레노버 그룹도 베트남 북부 박장에 대미 수출을 위해 대규모 공장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관련기관과 접촉 중이다. 이와 같이 글로벌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은 다른 글로벌 기업의 진출을 부르는 연쇄 효과도 낳고 있다.

올해 초 미국의 항공기 부품업체 어메리칸 유니버설 알로이(American Universal Alloy)와 전자제품 제조업체 알톤 인터내셔널 엔터프라이즈(Alton International Enterprises)도 생산 기지 설립을 위해 다낭을 검토하고 있다. 또 스웨덴 가구 기업 이케아도 최근 4500만 달러를 투자, 이케아의 동남아 거점을 하노이에 마련할 계획이다.

이전 이외에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기업들이 제3국, 특히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 시작한 후,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냉압연 강판량은 900만 달러 수준에서 2억달러 규모로, 내식강은 200만달러 수준에서 8000만달러 규모로 크게 늘어 미국정부가 베트남으로 부터 수입해온 철강제에 대한 조사를 크게 강화했다.

우리 기업들은 다행히도 일찍이 글로벌 생산기지를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지아 등으로 넓혔다. 최근에는 이미 사드배치로 한중 무역분쟁을 겪고 나서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이 더 늘었다. 이번 미중 무역전쟁으로 전기기기,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영향을 받는 기업들도 베트남에서 가공업체를 찾거나, 글로벌 공급기지를 마련하는 등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이 글로벌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진출이 크게 늘면서 임차료, 인건비 등 비용의 상승, 인력난, 인프라시설 부족 등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땅값은 1㎡당 60달러 수준에서 미·중 무역 전쟁 이후 1년 만에 100달러 수준으로 올랐다. 매년 1㎡ 5~10달러 수준으로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부지가격 상승세가 최고조에 달했다. 또한 숙련공이 아니어도 공장에서 일할 근로자를 찾는 것은 물론 인건비 상승 등도 현지 진출 시 어려움으로 예상된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베트남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은 사전에 여러 조건들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베트남에서 거주하고 있는 지인들의 의견과 정보에 의존하는 것 보다 변호사, 컨설턴트 등 전문가들에게 공식적으로 자문을 받는 것이 성공적인 진출하는 데 필수조건임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최두진 미래엔 대표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