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일자리’ 한계…단기 지표보다 민간 일자리 늘리는 근본 처방 시급
정부세종청사 [헤럴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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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일자리 정부’를 천명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오는 10일이면 2년이 되지만 ‘일자리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는 9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고용빙하기’가 이어져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취업자 수 증가는 9만7000명에 불과해 2009년(8만7000명) 이후 가장 낮았다. 실업률은 3.8%로 2001년 4.0%이후 17년만에 가장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정운영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뭐였나’라는 질문에 “고용지표가 부진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아픈 점이었다”고 답할 정도로 고용 상황은 계속 나빴다.
올해들어 2~3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각각 26만3000명, 25만명으로 작년 1월 이후 13개월 만에 20만명 선을 회복했지만 속을 뜯어보면 ‘고용의 질’은 크게 떨어졌다. 정부가 세금을 투입하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17만2000명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 일자리의 근간이자, 일자리 질도 좋은 제조업 고용은 3월 기준 12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쪼개기 알바’에 해당하는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62만7000명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33만8000명이나 줄었다. 게다가 60세 이상 취업자가 34만6000명 늘었지만 우리나라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와 30대는 각각 16만8000명, 8만2000명이나 감소했다. 결론적으로, 올들어 일자리가 다소 증가한 것은 순전히 정부의 단기성 ‘세금 일자리’가 늘어난데 따른 ‘착시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올 1분기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가 지난해 1분기보다 1000명 증가하면서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와 국내 경기 둔화에 따른 고용시장 위축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올해도 일자리 창출에 22조9000억원을 투입해 ‘세금 일자리’ 만들기에 나섰다. 한시적 직접일자리(3조7800억원)와 직업훈련(1조9711억원), 취업알선(1조705억원), 채용·고용안정장려금(5조9204억원), 창업(2조5741억원), 실업소득 유지(8조1142억원) 등에 투입된다. 하지만 과거 정부의 일자리사업이 중복이 많고 성과도 낮은 ‘속빈 강정’이어서 제대로 성과를 낼지 의문시된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의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에 총 19조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831만명이 참여했다.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3680만명의 22.6%에 해당한다. 하지만 직접일자리 사업 참여자의 64.0%인 56만명이 노인이다. 노인을 위한 ‘단기성 용돈 주기’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3년간 2회이상 반복참여율이 20.8%에 달해 일자리 라기보다 소득보조 역할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세금 일자리’를 통한 즉각적인 취업자 수 증가보다 민간에서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고용친화적인’ 시장여건을 조성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시급하다”며 “단기 알바에 가까운 일자리사업보다 산업구조 조정에 필수적인 교육과 훈련에 재정 투입을 늘리고, 취업자 개인의 실제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일자리 사업의 효율성도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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