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추경안 4월 임시국회 종료를 앞둔 6일 오후 국회 의안과 앞 복도에 추가경정예산 관련 자료가 박스에 담긴 채 수북하게 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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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장기간 공전함에 따라 민생·경제 법안도 올스톱됐다. 경기 침체 기조가 뚜렷한 가운데 국회의 입법 차질로 인해 우리 경제의 침체 국면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는 현재 선거제 개편, 사법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을 뿐 주요 경제·민생 법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6일 국회에 따르면 4월 임시 국회가 종료됐지만 이미 처리 시한을 넘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법안을 필두로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빅데이터 3법 등 국회에 계류된 경제 관련 법안들이 모조리 표류하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6조7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안도 통과를 기약하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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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는 매우 시급하다. 지난해 7월 도입한 주52시간 근로제 위반 기업에 대한 처벌 유예기간이 지난 3월 31일 종료됐기 때문이다. 최대 4개월까지 시정 기간을 두거나 탄력근로제 도입을 계획한 기업에는 관련 법 시행 전까지 계속 처벌을 유예해주는 등 보완책이 있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선 신속한 법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여당은 현행 3개월인 단위기간을 6개월로, 자유한국당은 1년으로 늘려야 한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양측 간 이견을 좁히고 결과물을 내놓으려면 일단 법안이 계류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부터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도 시간이 촉박한 것은 마찬가지다. 최저임금 결정 시한은 오는 8월 5일로 불과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 마냥 국회에 계류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는 의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최저임금위는 더 이상 개편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현 체계로 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법을 둘러싼 여야 간 의견 차이는 상당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 방안에 대해 한국당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기업의 지불 능력이 포함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맞서고 있다. 한국당은 지역별·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지급하고,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거듭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6조7000억원 규모 추경안 처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여당은 강원 산불, 포항 지진 등 재난 지역 지원과 미세먼지 저감, 선제적 경기 대응을 위해 반드시 제때 추경이 이뤄져야 한다며 5월 중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의사 일정조차 조율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추경안을 심사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들 임기도 오는 29일 끝난다. 국회 정상화 협상과 새로운 위원 구성 등 과정을 거치다 보면 사실상 상반기 내에 추경안 통과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빅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발표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 계획'을 뒷받침하는 혁신성장 관련 법안이다. 개인과 기업이 수집·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다른 표현으로 바꾸거나 가린 '가명정보' 개념을 본격 도입하고, 개인정보 관련 유사·중복 규정을 정비하면서 남용·유출을 막을 감독기구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잇따른 국회 파행 속에 벌써 반년 가까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그 밖에 당정이 지난해 8월 마련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아직 상임위원회 논의도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제 폐지, 담합 과징금 한도 최고 2배 상향, 순환출자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하며, 재계와 야당 측 반대가 만만치 않다.
[백상경 기자 /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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