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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팩트체크] 오·권 사보임에 유승민 "불법" 국회사무처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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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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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28일 "오신환·권은희 의원의 ‘불법' 사보임을 당장 취소하고 원위치로 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권 의원이 반대하는데도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사법개혁특위 위원직에서 사임시킨 것에 대한 반발이다. 같은 날 국회 사무처가 "문제가 없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여기에 오 의원이 반박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선 사보임 불법성 여부가 향후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정당성 문제까지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 사보임, 불법일까 아닐까.

A: 관련 법 조항은 국회법 48조 6항이다. ‘위원을 개선(사보임)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 다만,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해석하면 '임시회 중에는 사보임을 할 수 없다'가 된다. 이 조항은 2003년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신설됐다. 한 회기 중에 위원을 바꿔 전문성을 떨어뜨리거나, 정치적 이유로 배제하는 경우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2016년 발간된 국회사무처의 '국회법 해설'에도 "임시회 회기 중 개선된 후 동일 회기 내에 다시 개선되는 등 과도하게 반복되는 사보임을 제한하기 위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될까

국회법 48조 6항 단서에는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일 경우, 의장 허가로 사보임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참작 사유가 있을 경우엔 가능하다는 뜻이다. '국회법 해설'을 보자. 여기엔 "위원의 정상적인 변경사유와 관계없이 교섭단체 간 정치적으로 첨예한 대립이 있는 안건과 관련한 정치적 이유 또는 의결 정족수의 충족을 위해 당해 위원의 의사에 반하여 수시로 위원개선이 이루어졌다"며 사보임 제한 규정을 둔 이유를 설명했다. 즉, '부득이한 사유'에 정치적 대립안건, 의결 정족수 충족 등을 제외한 셈이다. 오히려 질병 정도로 회의가 개의되지 못할 때 사보임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결론적으로 패스트트랙처럼 정치적 대립 사안이나 의결 정족수 총족을 위한 인위적 사보임은 '부득이한 경우'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원장은 "질병이나 아파서 못 나오면 상임위 등 특위가 가동이 안되니까 생긴 조항"이라고 해석했다.


본인 의사에 반하는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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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이상민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피해 국회 본청 220호에서 507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장소를 옮겨 회의를 진행하자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오신환 의원 등이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사보임을 했으므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국회법 해설에도 '본인의 의사에 반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사임'이라는 말 자체를 볼 때도 역시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임의 국어적 의미는 "맡아보던 일자리를 스스로 그만두고 물러난다"는 뜻이므로 적어도 본인의 뜻에 반하는 행위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 곳곳에도 정당보다 국회의원 개인 양심에 맡겨야한다는 내용이 있다. 제114조2(자유투표) 조항에는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돼 있다. 다만 이 부분을 법리적으로 해석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나름대로 당의 방침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겠느냐"며 "위법성 여부는 해석 나름일 수 있다"고 했다.


불법 사보임으로 해석될 여지 있어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2017년 5월 당시 새누리당의 국토위원 사보임 요청이 있다. 정세균 전 의장은 당시 이를 거부했다. 새누리당의 판단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동의에 대한 보복성이었으므로 정치적 대립보다는 개인 보복성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또 당시는 회기 중이 아니어서 현재 사태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의장들은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요청하면 이를 큰 지적 없이 재가해왔다. 예를 들어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해 7월 취임한 뒤 사보임은 총 238건이었는데 임시회·정기회 상관없이 모두 받아들였다. 즉 국회법 제48조 제1항의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으로 의장이 선임 및 개선한다'를 따른 셈이다. 국회사무처는 "임시회 중 위원을 사보임 할 수 없다고 해석하면 폐회 없이 임시회가 계속된다면 사보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회법 48조 6항, 즉 회기 중에는 부득이한 경우 사보임을 막는 법 조항 도입 취지가 흐려진 셈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2017년 7월 주호영 당시 바른정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이 계류되어 있는데,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사보임은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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