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산재사망률 1위 ‘불명예’…비정규직 오히려 늘고, ‘노동권 사각’ 특고 221만 달해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참석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 세번째) 등 경제관계 장관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우리경제가 올 1분기에 전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한 가운데 제조업과 30~40대 취업자가 지속 감소하면서 국민들의 경제고통이 심화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외치면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동 정책을 펼쳤지만 정작 일자리사정이 나빠지면서 친노정책이 오히려 ‘고용참사’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대대적으로 추진했으나 오히려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고, 세계최장 수준의 근로시간은 일ㆍ가정 양립 구호를 무색케 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재사망률 1위의 불명예도 그대로다. 산업구조·고용형태 변화로 ‘노동권 사각’에 놓인 특고노동자가 221만명 달한다. 직장인 중 40% 다가오는 5월1일 노동절에 정상근무하지만 이중 19%만 휴일근로수당을 받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비춰보면 여전히 노동권 후진국인 한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인 올해 1월 취업자 수는 2623만2000명으로 작년 1월보다 1만9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정부 목표치 15만명을 한참 밑돈다. 제조업 고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실업률은 4.5%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실업자는 1년전보다 20만4000명 늘어난 122만4000으로2000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 폭이 전달(-12만7000명)보다 확대됐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4만9000명 줄어들면서 전달(-2만6000명)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직업별로는 기능원 및 관련 기능종사자,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 등이 31만4000명 줄었다. 최근 2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서민층의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간 공공부문에서 정규직 전환이 대거 이뤄졌지만 비정규직 비율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2018년 8월 경활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임금근로자 2005만명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33.0%로 2012년 8월 33.2%를 기록한 후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1년새 비정규직은 661만4000명으로 36000명(0.6%) 늘어난 반면, 정규직 증가는 3000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주52시간제 시행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고자 했으나 성과가 미진했다. 고용노동부의 ‘2019년 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노동자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1967시간으로 전년(1996시간)보다 29시간(1.4%) 줄었다. 주 52시간제가 노동시간 단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자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17년 기준 2024시간으로 OECD 평균인 1759시간보다 265시간 많다. 직장인 5명 가운데 2명은 노동절에도 쉬지 못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1026명을 대상으로 올해 근로자의 날 출근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0%가 정상근무한다고 달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19%만 휴일 근로수당을 받는다고 답했다.
‘산재공화국’ 오명도 여전하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산업재해율은 낮지만, 산재사망률 1위라는 기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1994년 이후 통계가 공개된 2016년까지 23년 동안 두 차례(2006, 2011년)만 터키에 1위를 내줬을 뿐 ‘산재 사망률 1위국’의 오명을 벗은 적이 없다. 노동권 사각지대에 있는 전체 특수고용노동자 221만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종속성이 약하지만 1인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로 보기 어려운 플랫폼노동자 가사도우미 등 새로운 유형 ‘신 특고노동자’도 55만명이 포함됐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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