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야당탄압 수단” 총력저지 예고
한국당과 여야 4당이 국회 점거와 강제 사보임이라는 강수를 쓰며 대립하는 배경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있다.
여야 4당이 합의해 패스트트랙에 상정하려 하는 공수처는 판사와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관의 범죄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이들 세 직군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다른 고위공직자의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권과 영장청구권만을 갖게 된다.
초안은 모든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대해 기소권을 주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졌지만, 바른미래와 민주평화당이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해선 안된다”고 나서며 한때 공수처 도입 논의 자체가 좌초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결국 제한적 기소권을 주는 방향으로 양측이 물러서며 합의가 이뤄졌지만, 청와대와 야당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애초 공수처 설치를 강하게 주장했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합의에 대해 “대환영”이라면서도 “공수처가 더욱 강력한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입장에서는 아쉬움을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합의에 나섰던 야당들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야당 탄압 기관’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구성은 야당의 우려에 여야가 2명씩 추천해 5분의4 이상의 동의를 받은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수정됐다. 그러나 야당 의원 사이에서는 여전히 “야당 탄압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애초부터 공수처 도입에 반대해온 한국당은 여전히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황교안 대표는 “(정부가) 사법기관에 문제가 있으면 그 부분을 고쳐야지 ‘옥상옥’인 공수처를 굳이 만들어 또 다른 권력기관을 만들려고 한다. (공수처가 도입되면)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공수처에 잡혀갈 것”이라고 하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실제 본회의 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장 바른미래만 하더라도 사개특위 위원 2명이 모두 패스트트랙 상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강제 사보임을 당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선거제 개편과 마찬가지로 공수처법에 대해 여권 일부 의원들도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패스트트랙에 상정된다 하더라도 실제 본회의에 통과될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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