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지난해 10명 숨진 포스코건설, '최악의 살인기업' 불명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위는 세일전자, 공동3위는 포스코·대림산업·한화

상위 9개 기업서 숨진 50명 중 34명이 하청노동자

김용균 씨 숨진 서부발전, 의사와 간호사 과로사망·자살 방치한 복지부 '특별상'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노컷뉴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열린 '2019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기자회견에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 관계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이한형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하청노동자 10명이 숨진 포스코건설이 노동계가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노동건강연대, 민주노총, 매일노동뉴스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은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정문 앞에서 '2019 최악의 기업 선정식'을 진행했다.

이날 캠페인단은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발생보고 통계자료에 하청산재를 원청산재로 합산해 계산한 결과 포스코건설을 최악의 살인기업 1위로 꼽았다.

포스코건설에서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신축공사 현장에서 자재가 떨어져 하청노동자 4명이 숨지는 등 지난 한 해 동안 10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숨졌다.

포스코건설에서 노동자 8명이 숨졌을 당시 노동부가 본사 및 시공현장 24개소를 특별감독했지만, 이후에도 2명의 노동자가 더 목숨을 잃었다.

특히 부산 엘시티 사건으로 노동부와의 유착관계가 드러났고, 뇌물과 성접대까지 받은 부산동부고용노동지청장이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캠페인단은 "포스코건설의 현장 안전책임자에 대한 영장심사가 기각되고, 현장소장 16명만 형사입건되는 등 사측 주요 책임자는 처벌받지 않고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2위는 9명의 노동자가 숨진 세일전자가, 공동 3위는 각각 5명씩 숨진 포스코와 대림산업, 한화가 차지했다.

공동 6위는 4명이 목숨을 잃은 CJ대한통운,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두영건설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들 9개 기업에서 사망한 노동자 50명 중 34명이 하청업체 노동자로,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캠페인단은 "주요 30대 재벌 대기업에서 발생한 산재사망사고 중 하청노동자 비율이 95%"라며 "재벌 대기업은 위험의 외주화의 주범이며 노동자 건강권의 적폐"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부의 부실감독과 기업 봐주기 행태도 산재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고, 강력한 처벌을 통해 노동자의 산재사망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작업 도중 숨지면서 하청노동자들의 열악한 실태가 폭로된 서부발전과 고(故) 박선욱 서울아산병원 간호사와 고서지윤 서울의료원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의사·간호사들의 잇따른 과로사·과로자살을 막지 못한 보건복지부에는 특별상을 수여했다.

서부발전은 김 씨가 숨지기 전에도 8년새 11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도, 오히려 5년간 '무재해 사업장'으로 선정돼 22억여원의 산재보험료를 감면받기까지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또 캠페인단은 "병원사업장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과로사와 과로자살, 일터괴롭힘에 의한 자살은 최근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병원 자본이 병원 노동자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잔인한 운영구조가 일차적인 원인이고, 이를 방치하는 복지부의 직무유기는 전국의 병원을 과로사와 일터괴롭힘 사업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박 간호사가 숨진 뒤 정부가 내놓은 관련 대책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했다며 "의료기관에 직접 인력확충 의무를 부과하고 관리·감독해 간호인력의 노동강도·노동시간 자체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하지만, 병원자본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