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1일 알마티 고려극장 방문
1932년 창단…‘고려인 구심점’ 둘러봐
회담서는 “홍장군 유해 한국봉환” 요청
일제강점기때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 오른쪽은 그가 말년을 보낸 고려극장의 현재 모습. 중앙포토, 최경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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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 영웅’ 카자흐스탄서 숨지다
홍 장군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끈 후 카자흐스탄 땅에서 숨을 거뒀다. 현재 그의 무덤은 알마티에서 1100㎞가량 떨어진 크즐오르다에 있다. 당시 그곳에 있던 고려극장은 1968년 알마티로 이전한 뒤 지난해 6월 현재 자리로 옮겨졌다.
고려극장 측은 지난 21일 문 대통령 방문 때 홍 장군을 주제로 한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1932년 연해주에서 창단된 고려극장은 87년간 고려인들의 삶과 애환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한해 80여 차례에 걸친 한국어 연극과 뮤지컬·콘서트 등을 통해 교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묘지. 홍 장군은 1937년 옛 소련의 강제이주 당시 연해주에서 떠나온 뒤 이곳에서 서거했다. [사진 알마티 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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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스탈린 ‘한인 강제이주’ 희생양
문 대통령은 알마티에서 동포 간담회를 가진 뒤 곧바로 고려극장을 찾았다. 카자흐스탄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앙아시아 교포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공간을 직접 보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홍 장군의 유해를 봉환하는 문제를 논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앞서 홍 장군의 유해 봉환 문제는 1994년 손녀인 홍에까쩨리나(1925년생)씨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홍씨는 “할아버지 유해를 한국으로 보내달라”며 크즐오르다 중앙묘역 관리소장에게 청원서를 보냈다.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인 알마티에 있는 고려극장 내 전시관. 1932년 연해주에서 창단된 후 현재까지의 극장운영과 공연 모습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고려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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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티 고려인들, 대통령 첫 방문 기대
고려인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러시아 연해주 일대로 이주한 한인들을 말한다. 1937년부터는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후 극심한 차별대우 속에서 궁핍한 삶을 살았다. 고려인 3세인 장니나(67·여)씨는 “한국 대통령이 처음 알마티에 온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며 “대통령 일행을 위해 한국 노래와 율동을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은 이날 고려극장을 방문한 후 독립운동가 계봉우·황운정 의사의 유해를 봉환하는 행사에도 참석했다. 고려극장 부관장인 김조야(68·여)씨는 “고려극장은 고려인들의 울음과 웃음이 모두 담긴 상징적 공간”이라며 “홍 장군 등을 주제로 한 공연을 통해 고려인들의 애환을 한국 동포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홍범도 장군이 1929년 부인 이인복과 손녀 홍예까쩨리나와 함께 찍은 사진. 오른쪽은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고려극장을 방문할 당시 모습. 김병학 작가,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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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장군” 일본군들 공포
알마티=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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