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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문수 대한위암학회 이사장 "한국의 위암치료 의술, 세계적 킹카에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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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위암 치료성적은 세계 1위, 조기발견 시 생존율은 97%에 달한다. 바야흐로 위암 치료는 개복수술의 시대를 지나 복강경수술, 나아가 로봇을 이용한 수술의 시대에까지 이르렀다. 또한 여러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인공지능(AI)을 위암의 조기진단과 관련된 내시경 진단과 영상의학, 병리학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의 한계를 인식하고 환자의 자가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치료에 대한 연구, 그리고 더 나아가 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정밀의학 연구들이 진전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진단, 치료법들은 환자들에게 치료의 결과와 삶의 질을 개선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향신문

이문수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이 ‘킹카 위크 2019’ 국제위암학술대회 현장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학술대회의 의미와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참가 국가들을 KINGCA 심볼마크에 지도처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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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수 대한위암학회 이사장(60·순천향대 천안병원장·외과)은 “1996년 발족한 위암학회는 현재 전 세계 위암치료와 연구·교육 분야의 중심이 됐다”면서 “국제화 영역확대, 위암치료 가이드라인 제정, 교과서 개정판 출간, 대국민 홍보의 강화, 위장관 연관 학술대회 개최 등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최근 열린 위암분야 국제학술대회인 킹카 위크(KINGCA:Korea International Gastric Cancer Weeek) 2019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위암 정복과 더불어 건강장수를 위해 짜고 달고 기름지게 먹는 서구식 음식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위암에 대처하는 매우 중요한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킹카 국제학술대회가 갈수록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킹카 위크(KINGCA Week)는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고,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학술적으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6회째 열린 킹카 2019는 112명의 초청강연을 포함해 61개 세션에서 총 415편 연제가 소개됐습니다. 30개국에서 1000여명의 위암분야 임상의 및 기초의학 연구자들이 참석했고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특히 2005년 위암치료 가이드라인을 발간한 이후 15년 만에 새로 위암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앞선 위암치료 노하우와 연구방법을 전 세계 위암 연구자들과 나눴던 뜻깊은 자리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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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수 이사장이 ‘킹카 2019’ 국제위암학술대회 현장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짜게 먹는 식생활을 개선해 위암 예방에 더욱 주력하고, 위암 조기 진단과 최신 치료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는 것이 위암 정복을 위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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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위암치료 새 가이드라인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과거 위암치료 가이드라인은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 것을 모방한 수준으로 국내 실정과 맞지 않은 점이 상당했습니다. 새 가이드라인은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병리학회,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등 협조를 받아 전문가들 시각을 골고루 반영해 완성됐습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만든 위암치료법의 기준이며, 임상의와 의료 종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예비 의료인들에게도 교육 자료로 활용될 것입니다.”

―위암의 조기진단과 치료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예방을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위암의 발병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식이요인이며, 가장 확실한 위암 예방법은 식생활 개선입니다. 우리나라에 위암환자가 많은 이유를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암의 발병요인을 생활양식 등을 포함한 환경적 요인에 커다란 비중을 두고 볼 때, 한국인의 식생활을 검토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인의 입맛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짜지 않게 먹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실천하는 식생활이 요구됩니다.”

―위암 정복을 위한 학회의 역할과 노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한위암학회에서는 지식과 경험 나눔을 위한 심도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각계 연구자들의 해외교류를 통해 위암 정복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킹카 국제학술대회가 대표적입니다. 한국의 앞선 위암 치료와 연구 방법을 배우기 위해 전세계 위암 치료 분야를 이끌고 있는 위암 분야 임상·기초 연구자들이 참여합니다. 올해도 4월 11~1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BEYOND the BEST, SHARE the SPIRIT’ 슬로건 하에 성황을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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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1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킹카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이문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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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위내시경 검사에 대한 접근성이 좋으므로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진이 위암발견을 위한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면서 “위암의 조기진단과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며, 국가적 차원의 조기검진 계획 마련과 국민적 계몽이 절실히 필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어떤 점에 역점을 두셨습니까.

“위장관 연관학회들과 통합 학술대회를 갖는 등 학술 중심의 전문적인 학회활동에서 더 나아가 대국민 홍보사업 등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활동도 적극 펼쳤습니다. 우선 첫 번째 사업은 국제화의 영역 확대입니다. 그동안 추구해왔던 국제화 방향을 확장해 유럽의 독일외과학회를 비롯해, 몽골과 저개발 국가들과 조인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해외 참석자들의 국내병원 방문 프로그램인 ‘위암 마스터 클래스’도 2016년부터 꾸준히 진행합니다. 그 다음 주력한 사업은 앞서 얘기한 한국형 가이드라인 제정입니다. 이와 함께 위암 및 위장관질환의 교과서도 편찬했습니다. 그 다음은 대국민 홍보 부분입니다. 위암은 빨리만 발견하면 치료율이 높기 때문에 대국민 홍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학회는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대한암학회와 ‘톡투위암 토크콘서트’를 진행했고, 환자 및 가족 대상 위암 응답집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위장관 연관 연구회와 학회들과의 상호협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위장관외과 의사들의 경우 대학병원에서는 주력할 수 있지만, 개원가와 2차병원에서 위암만으로는 그 역할이 지극히 제한적입니다. 위장관은 위암뿐만 아니라 소장질환, 위식도 역류, 비만, 탈장을 포함해서 위장관 전체를 아우르기 때문에 관련 학회·연구회들과 2년째 연합 학술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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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수 이사장이 환영 리셉션에서 복강경 항역류수술을 최로로 시행한 프랑스 달레망 교수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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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의료정책 부분에서 문제점이나 개선돼야 할 점은.

“위암의 수술적 치료에 있어서 비현실적인 수술 수가(진료비)가 조정돼야 할 것입니다. 수술 술기(기법)와 장비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복강경 수술,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정착되고 있지만 국가의 지원이나 수가는 과거의 수술방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현실적인 수가 반영이 필요하며, 또한 수술에 들어가는 치료재료나 기구에 대한 수가도 인상돼야 합니다. 이러한 수가 현실화 위에서만이 환자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최신의 수술기법과 기구들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항암치료제나 약물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도 우선적으로 진행되어 환자들이 필요한 수술적 치료와 약물치료를 좀 더 적절하고 빠른 시기에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사장은 899병상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순천향대 천안병원 5연임 병원장으로, ‘인간사랑 실천, 고객감동, 교직원 행복’ 등을 바탕으로 한 병원경영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신시경종(愼始敬終·삼가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겸손한 마음으로 끝내라)’이 그의 좌우명이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새 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며, 금년 말 착공할 예정이다.

―5연임 원장으로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계십니다.

“향설 서석조 박사님의 순천향 설립 이념이 ‘인간사랑, 생명존중’입니다. 병원경영 기치도 ‘순천향은 사랑이다’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나누고 베푸는 것이 사랑이듯, 사랑으로 소통하고 사랑으로 고객들의 절대적 신뢰를 얻고자 합니다. 인간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이 강물처럼 흐르는 병원, 모두가 행복한 병원, 순천향 가족임이 스스로 자랑스러운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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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수 이사장은 순천향대 천안병원 5연임 원장으로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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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중부권 대표 의료기관으로 손꼽히고 있는데요.

“37년 역사를 지닌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은 교육, 연구, 진료 등 모든 기능면에서 정상급 위상을 갖춘 중부권의 대표 의료기관입니다. 34개 모든 진료과가 설치되어 있으며, 899병상 규모로 운영됩니다. 300여 명의 우수한 교수진을 비롯해 인간사랑 정신으로 고취된 2000여 명의 교직원이 하루 평균 3000명에 달하는 외래환자와 연간 40만여 명의 입원환자들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4대 암 적정성평가 등 정부가 실시하는 다양한 평가에서 모두 1등급을 획득했습니다. 임상의학연구센터, 의료기기중개임상지원센터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년 걸출한 연구 성과를 배출합니다.”

―그동안 진료, 연구, 교육, 환자서비스 등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었고, 앞으로 주요 계획과 비전은.

“고객감동프로젝트를 10년째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교직원 행복도(幸福度)를 높이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고객감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직원 스스로 행복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교직원 행복도 제고를 위한 활동은 ‘좋은 관계(good relationship) 갖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친밀하고 좋은 관계가 건강과 행복에 이롭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입니다. 자신의 일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나누는 가족과 직장 동료와 훌륭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 진력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병원을 만들자는 뜻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병원, 고객중심병원은 결국 그런 바탕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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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외과 분야의 명의로 손꼽히는 이문수 병원장이 위암 복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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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천안병원의 부족한 점은, 개선 및 발전 대책은.

“40년 가까이 성장하면서 병원의 역량과 역할이 괄목상대했으나 시설노후와 공간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개선과 활용으로 환자안전과 의료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역시 역부족인 측면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새병원 건립사업이 그 모든 부족함을 넘치도록 충족시킬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최고의 병원을 건립함으로써 40년 지역주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더 큰 사회적 책임을 짊어지겠습니다.”

- 국민 건강을 위한 조언,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한 위로와 격려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위암 자체 발생률은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위암 호발 국가입니다. 내시경 등 진단기술의 발전, 건강검진 등으로 진단율이 높아 진행성 위암보다는 조기 위암 발견이 많아져서 생존율도 높습니다. 국내 위암 치료성적은 세계적입니다. 지난해 ‘란셋’ 저널에 각 암종별 전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게재됐는데, 우리나라 위암 치료성적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위암치료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환자분들은 의료진을 믿고 적극 치료에 임하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이사장은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장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생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덜 섭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이 추가된다면 금상첨화이다.

“밝고, 즐거운 마음가짐을 가지세요. 스스로에게 유쾌한 기운을 북돋아 주는 것은 어떤 약보다 도움이 됩니다.”

■이문수 이사장은

순천향 의대 졸업·일본 도호대 의학박사·외과전문의·위장관외과 세부전문의, 대한위암연구회 회장·대한외과학회 상임이사(교과서편찬위원장)·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실장·교육수련부장·진료부원장·병원장(15~18대) 등 역임, 전국대학미술대전 서예부문 최우수상·대한위암학회 종양학술상·최다논문게재상 등 수상, 현재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 회장·충청위암연구회회장·대한의사협회 정책기획위원·대한병원협회 이사·순천향대 부속병원 관리원장(2014·3~)·순천향대 천안병원 19대 병원장(2018·1~) 등.

*사진=대한위암학회·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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