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日외교청서 "한·일관계, 매우 어려운 상황"..."위안부 문제 모두 해결됐다" 주장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일본 정부가 23일 각의에 보고한 2019년판 외교청서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기술한 부분. '일·한관계는 아주(非常·ひじょう) 혹독한(厳しい·きびしい) 단계에 직면했다'고 써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23일 각의(국무회의)에 보고한 2019년판 외교청서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기존에 썼던 부정적인 표현들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올해 외교청서에 한국 해군함정의 자위대 초계기에 대한 화기관제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 측에 의한 부정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서 매우 어려운 상황(きびしい) 에 직면했다"고 썼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외교청서에서 2017년까지 사용하던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라는 표현을 삭제하면서 "상호 신뢰 하에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의 신시대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올해 외교청서에서는 이런 부분마저 사라졌다.

작년까지 1페이지 분량으로 기술했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화해·치유 재단 해산 등을 언급하면서 '위안부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2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전했다.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사용했던 '구(舊)민간인 징용공'이라는 표현 대신 '구한반도출신 노동자'라고 표현했다. 징용공을 마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노동력을 제공한 것처럼 '노동자'로 지칭했다. 일본 정부는 작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이 나온 직후 '징용공'이 강제성을 포함한 단어라면서 표현을 바꾸기로 했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선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 사죄' 발언도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문 의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적지 않으면서 "극히 부적절한 발언을 행해 강하게 항의하면서 사죄와 철회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은 올해 외교청서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외교청서에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사적인 사실에 비춰서도, 국제법상으로도 명확히 일본 고유의 영토다. 한국에 의한 불법점거가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가 없이 행해지고 있다"고 썼다. 동해에 대해서도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호칭"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무역 갈등에 대해서는 일본이 승송한 1심 상황만 반영되고, 지난 12일 한국이 승소한 판정은 다뤄지지 않았다.

조선일보

외교부는 일본 외교청서에 담긴 독도·위안부·강제징용·동해 표기 등과 관련된 일본 측 주장이 잘못됐다고 항의하기 위해 23일 오후 2시 30분 미스지마 고이치(水嶋光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외교청서의 내용이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23일 발표한 외교청서에서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히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적 철회를 촉구한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미스지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항의하기 위해 불러들임)해 외교청서 내용에 대한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북한에 대해서는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표현을 삭제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다. 작년까지 사용했던 "북한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는 문장도 사라졌다.

대신 '북일 관계'라는 항목을 3년 만에 부활시키면서 아베 총리가 작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의 주요 인사들과 접촉한 사실을 기재했다.

[윤희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