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에도 주식 담보대출로 1300억원이 지원된다. 이번 자금 지원에는 채권단 중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만 참여한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아시아나항공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최 부행장은 "지원 금액이 당초 예상보다 많아 보이지만, 동종 업계 수준으로 부채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판단해 지원금 규모를 결정했다"며 "5000억원의 영구채를 채권단이 매입하면 나머지 필요 자금은 시장에서 조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제 지원 규모는 1조6000억원보다 적을 수 있다"고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연합뉴스 |
영구채는 사실상 만기가 없고 이자만 지급하는 채권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 받아 채권단이 영구채를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자본 건전성이 개선된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금리를 연 7% 초반대로 보고 있다.
크레딧라인은 마이너스 통장처럼 기업이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대출이다. 스탠바이 L/C는 항공기 운용리스 등을 채권단이 지급 보증하기 위한 제도다.
채권단은 금호측이 요청했던 5000억원 외에 추가로 8000억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함과 동시에 매각 작업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자금 지원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만 참여한다. 나머지 7개 채권은행인 SC, 우리, 농협, 신한, 하나, 국민, 광주은행 등은 여신의 만기연장, 한도대출 유지의 조치만 취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전제로 금호고속에 브릿지론 형태로 1300억원을 지원한다. 박삼구 전 회장과 배우자, 장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8%,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된다.
박 전 회장과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267850)사장의 금호고속 보유 지분 42.7%도 담보로 잡는다. 해당 지분은 채권단이 2015년 금호타이어를 지원하며서 담보로 잡은 것이다.
현재 이 주식들은 다른 금융권에 담보로 잡혔거나, 담보대출이 나간 상태다. 오는 25일 이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산업은행이 대출을 대신 상환하고 해당 지분을 담보로 잡는 일종의 대환대출 형식이다.
채권단은 매각 무산을 대비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채권단이 임의로 매각할 수 있는 특별약정도 담았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상표권도 확보하기로 했다. 앞서 산은이 중국계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상표권을 빌미로 인수합병(M&A)를 방해했던 전례를 고려한 조치다.
채권단은 금호산업(002990)이 정상적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할 경우 연내에 아시아나항공이 새주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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