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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끝나지 않은 비극…사망자 290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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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2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 지역의 한 영안실에서 전날 연쇄 폭탄 테러로 친척을 잃은 여성들이 슬퍼하고 있다. 부활절인 21일 오전 수도 콜롬보의 성 안토니오 성당 등 8곳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폭탄 테러로 최소 290명이 목숨을 잃었다.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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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인 21일(현지시간)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 테러에 따른 사망자 수가 290명으로 늘어났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2일 보도했다.

루완 구나세카라 스리랑카 경찰청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수도 콜롬보 등 8곳에서 일어난 연쇄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290명으로 늘었고,부상자는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폭발 테러가 외국인 투숙객이 많은 5성급 호텔 등 주요 호텔 3곳과 콜롬보에 있는 성 안토니오 성당, 동부 해안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 등 총 8곳에서 발생해 외국인 사망자가 속출했다. 스리랑카 정부가 공식 집계한 외국인 희생자는 미국과 영국 여권 소지자 2명, 인도인 3명, 영국인 3명, 터키인 2명, 포르투갈인 1명이다.

스리랑카 외교부는 "외국인 9명이 실종 상태인 가운데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신원 미상의 시신 25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 용의자로 24명을 체포하고, 해외 테러 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체포된 용의자는 모두 스리랑카인이다. 스리랑카 정부 대변인인 라지타 세나라트네는 22일 "정부는 급진 이슬람조직인 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NTJ)가 이번 공격의 배후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폭발사고 발생 당시 외국에 있었던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귀국 후 이날 오전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공항·교회 등 주요 시설들에 병력 1000여 명을 배치했다. 22~23일 전국에 휴교령을 내리고 주식시장 개장도 연기했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번 테러 사건과 관련해 가짜 뉴스와 분노 조장 게시물들이 횡행하고 있어 추가 테러가 우려된다며 페이스북·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메신저 사이트도 봉쇄시켰다. 오랜 내전에 시달렸던 스리랑카는 특히 페이스북에서 무슬림들에 대한 폭동과 집단폭행을 조장하는 거짓 정보와 선동들이 넘쳐나 골칫거리였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해 페이스북에 이 같은 사실을 경고했지만 페이스북이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자 한 차례 SNS를 차단한 바 있다. 한편 스리랑카 경찰청은 테러 공격이 발생하기 몇 주 전부터 이미 테러 계획을 알고 있었지만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은 스리랑카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경찰청이 이슬람 단체인 NTJ의 자살폭탄 테러 가능성에 대해 해외 정보당국에서 경고를 받았다고 22일 보도했다. 경찰청은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고 보안 강화를 요청하는 메모를 작성해 전직 대통령, 장관 등의 경호담당부서 국장들에게 보냈다. 메모에는 이달 11일자로 된 스리랑카 경찰차장의 서명이 기재돼 있다. 이날 메모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공개한 하린 페르난도 통신부 장관은 "일부 정보요원들은 이 사고를 미리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해 조치에 늦은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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