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경찰들이 서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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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르비아 이스라엘 대사관을 지키던 경찰이 석궁 화살을 맞는 테러 사건이 벌어져 크게 다쳤다. 범인은 현장에서 즉시 사살됐다.
세르비아 공영 RTS는 29일(현지시간) 오전 11시쯤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있던 경찰관이 무슬림으로부터 석궁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화살을 맞은 경찰관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긴급 수술을 받고 안정을 되찾았다.
이비차 다치치 세르비아 내무장관은 “한 괴한이 이스라엘 대사관을 지키던 경찰관의 목에 석궁을 쐈다”며 “이 경찰관은 정당방위 차원에서 괴한에게 총을 여러 발 발사해 사살했다”라고 밝혔다. 다치치 장관은 괴한이 대사관 경비 초소에 있던 경찰관에게 “박물관이 어디에 있냐”고 물으며 다가온 뒤 가방에서 석궁을 꺼내 발사했다고 전했다.
범인은 베오그라드 인근에서 태어난 25세 이슬람 개종자로 밝혀졌다. 그는 보스니아계 무슬림 집단 거주지이자 코소보 국경과 가까운 노비파자르에 주소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치치 장관은 이번 사건을 세르비아에 대한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그는 “테러와 관련이 있다는 징후는 확실하다”라며 “누군가 이스라엘 대사관 밖에서 경찰관을 공격할 다른 동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경 이슬람주의 와하비즘 세력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징후가 있긴 하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치치 장관은 같은 날 베오그라드에서 또 다른 사람을 테러 연루 혐의로 체포했으며, 그가 이번 테러 사건과 연관돼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5세로 알려진 이 인물은 2년 전 온라인에서 무장단체 관리자 역할을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경찰관을 석궁으로 쏜 용의자와 매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자국 대사관 앞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을 테러 시도로 규정하면서 대사관을 잠정 폐쇄했다.
밀로시 부체비치 세르비아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것은 어떤 종교나 국가 탓으로 돌릴 수 없는 광기 어린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세르비아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기간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테러가 일어난 이스라엘 대사관은 베오그라드의 고급 주택가에 있는 미국 대사관과 불과 1㎞ 정도 떨어져 있다. 세르비아 인구 중 정교회 신자는 81%, 이슬람 신자는 4.2%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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