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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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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주인 잘 만나서…" 위기겪은 건설사들 회복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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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로 과거 워크아웃(기업체질개선작업)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의 과정을 밟았던 건설사들이 인수합병(M&A)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회사들이 주택·토목 등 강점을 가진 사업에 집중하며 실적이 대폭 개선된 것이다.

조선비즈

과거 자금 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건설사들이 인수합병 이후 살아나고 있다. /조선일보DB



건설업계에 따르면 2016년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와 에코프라임 PE에 인수된 동부건설은 지난해 8981억원의 매출액과 3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으로만 따지면 2016년(161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2조4000억원대의 매출과 1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거두던 2010년 전후와 비교하면 여전히 쪼그라든 수준이지만, 최근에는 ‘센트레빌’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사업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 회사와 지분관계가 있는 한국토지신탁까지 지분법 이익으로 실적개선 효과를 보며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있을 정도다. 동부건설의 최대주주는 키스톤에코프라임(66.93%)인데,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키스톤에코프라임스타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58.02%)며, 한토신은 이 회사의 지분 87%를 갖고 있다.

세운건설에 2015년 말 인수된 남광토건도 최근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A 당시 시공능력평가 400위권에다 매출액이 200억원이 채 안 되는 세운건설이 시평 59위 남광토건을 인수하며 ‘새우가 고래를 품는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2016년 영업손실을 낸 이후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는 전년보다 509.1% 증가한 1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과거 웅진그룹 해체로 세운건설 품에 안긴 극동건설 역시 2015년 영업손실을 낸 이후 지난해까지 흑자를 내고 있다.

2016년 SM그룹에 인수된 동아건설산업은 지난해 매출액이 4554억원으로 전년(1414억원)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35억원으로 전년(53억원)보다 4배 넘게 늘었다. 2017년 6월 우방건설을 흡수합병하고 2017년 10월에는 경남기업을 품으며 SM그룹 건설 부문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보통 건설사를 인수합병한 경우 드러나지 않은 부실과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막대한 자금 유출로 인수 주체까지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자금난에 시달렸고, 웅진그룹의 위기도 극동건설 부도에 따른 자금위기에서부터 시작된 게 그런 사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수주체들이 건설사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을 집중하면서 이들도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동부건설의 경우 주택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고 남광토건과 동아건설산업, 극동건설은 토목사업에서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덩치가 워낙 쪼그라들어 있었던 데다 인수주체가 건설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사업구조에 대한 이해가 높았다는 점도 이들이 단기간에 회복하게 된 배경 중 하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M&A시장에선 천덕꾸러기로 취급당할 때가 많지만, 건설업을 잘 이해하고 시공·설계·금융 등의 분야에서 노하우를 갖춘 회사를 만난다면 단기간에 실적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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