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세석평전 일대 어린 구상나무 모습. [국립공원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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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의 구상나무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석평전의 구상나무 숲이 지리산 내의 다른 곳에 비해 어린나무가 활발하게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의 조사 결과, 세석평전 일대에는 직경 5㎝ 이하의 어린나무 개체 수가 1ha(헥타르)당 평균 1000여 그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11.6㎞ 떨어진 반야봉은 250여 그루, 서쪽으로 0.7㎞ 떨어진 영신봉은 160여 그루의 어린나무가 있었다.
세석평전에서 북동쪽으로 2.8㎞ 떨어진 제석봉의 어린나무 개체 수는 70여 그루에 불과했다. 세석평전의 1ha당 구상나무 어린나무 개체 수가 제석봉보다 14배나 많은 셈이다.
지리산 세석평전 일대 구상나무 숲. [국립공원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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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철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장을 조사해보니 1600m의 해발고도임에도 불구하고 개울이 흐를 정도로 물이 굉장히 풍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연구를 해봐야겠지만 토양의 수분 환경이 그만큼 좋기 때문에 어린나무들이 잘 사는 게 아닐까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스트레스받아 집단 고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할 만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지리산 반야봉 일대 구상나무 고사지역 모습. [국립공원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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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을 중심으로 구상나무의 떼죽음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고사목이 1ha당 50여 그루에 이를 정도다.
지리산국립공원 구상나무 서식지 현황. [국립공원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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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고사목 115그루의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65% 이상이 2010년 이후부터 고사하기 시작했으며 약 70여년간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책임연구원은 “봄이 되면 겨울철 동안 쌓인 눈이 녹으면서 구상나무에 꾸준히 수분을 공급해줘야 하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눈이 너무 빨리 녹으면서 공급되는 수분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며 “이로 인해 구상나무가 생육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상나무의 집단고사 실태를 모니터링해 온 녹색연합은 “구상나무는 본격적인 멸종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향후 10년 안에 구상나무의 집단 군락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상나무 복원 위한 단서 찾아낼 것”
지리산 벽소령 일대 어린 구상나무 모습. [국립공원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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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기온과 토양환경, 바람세기, 서식 동식물 등과 같은 구상나무 주변 생육환경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세석평전 구상나무의 생육상태 외에도 토양 환경이라든지 숲 안에서의 기상환경도 연구할 예정”이라며“이를 통해 어린 구상나무들이 잘 사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혀내면 앞으로 구상나무 숲을 복원할 때 방향성을 잡을 수 있는 핵심 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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