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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하노이 출신 영화감독 빅 "이창동 감독님이 제 스승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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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영화 100年 ① ◆

매일경제

베트남 하노이 출신 영화 감독 빅(33·사진)은 한국 유학생활을 정리하고 지난해 3월 돌아왔다. 뉴욕필름아카데미에서 2년간 영화를 배웠고, 이후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6년간 연출을 공부했다. 지난 8일 호찌민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뉴욕 체류 시절 숙소에서 '태극기 휘날리며'(감독 강제규)를 본 뒤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고 말했다.

"어지간한 한국 영화는 다 찾아봤어요. 그중 이창동·박찬욱·봉준호 감독 영화를 아주 좋아하게 됐죠. 이 감독 '밀양'부터 박 감독 '올드보이', 봉 감독 '살인의 추억' '마더' 등 헤아릴 수 없이요. 정말 감사하게도 한예종에 계신 이 감독께 2년가량 연출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는 이 감독의 첫 수업에서 "영화부터 만들려고 하지 마라, 인생을 먼저 알아야 한다. 영화는 인생의 한 부분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큰 가르침을 얻었다고 한다.

빅의 아버지는 1970~1980년대 대만 유명 액션 배우 류중량. 외할아버지는 베트남전을 누빈 저명한 종군 사진기자 꽝반응우옌이다. 자연히 어린 시절 영화와 사진에 대한 관심을 키워 나갔다. 빅은 "한국에서 배운 것들을 발판으로 우리 나라 대표 감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빅처럼 현재 베트남에서는 한국 영화 배우기 열기가 뜨겁다. 이역만리 미국이나 유럽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종·문화적으로도 친근해서다. 무엇보다 이창동, 봉준호, 박찬욱 등 거장 감독을 다수 배출한 세계 6위 영화 강국이라는 점에서 베트남 영화계 '큰형'으로 간주된다. 이 나라 대학들에 아직 영화학과가 없는 한계도 젊은 층 시선을 한국 영화에 쏠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롯데시네마가 현지에서 영화제작교실을 매해 무료 운영 중인 것도 그 일환이다. 현지 젊은 층에게 영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줘 이 나라 영화 새싹을 키운다는 취지다. 지난해 4월 호찌민에 이어 올해는 4월 6~7일 하노이에서 '해피앤딩 영화제작교실'을 진행했다. 베트남 현지 대학생·고교생 60여 명이 영화 기획부터 촬영, 편집, 상영 전반을 학습·체험하는 자리였다.

[호찌민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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