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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30대 직장인 평일에 장난감 가게 앞에 줄 선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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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9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앞에서 `재믹스 미니`를 사기 위해 고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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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잃어버린 보물을 다시 찾은 기분이예요."

19일 오전 10시 5분. 롯데마트 잠실점 2층에 위치한 토이저러스 매장앞에는 줄이 50여m 늘어섰다.

토이저러스가 지난 18일 출시한 추억의 게임기 '재믹스 미니'를 사기 위한 손님들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매장 오픈을 기다리며 전날 오후 7시부터 매장 앞에서 오픈을 기다렸다는 최효민 씨(35)는 이들 중 처음으로 게임기를 받아들었다. 최씨는 "5~6살 때 처음 가져 본 게임기가 재믹스"였다며 "삼형제가 함께 모여 게임을 하던 시절이 그리워 그림으로도 그려서 가지고 다닌다"며 직접 그린 그림을 내보였다.

재믹스는 1984년 대우전자가 MSX 컴퓨터를 개조해서 만든 게임기다. 팩을 꽂아 사용하던 게임기로, '남극탐험' 등의 게임이 가장 유명했다.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해 짧은 시간이 지난 뒤 단종됐지만 당시 게임기를 사용해 본 사용자들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아이템이다. 이날 매장 앞에 줄지어 선 이들도 대부분 재믹스를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아 본 30대 이상 직장인들이었다. 이날 휴가를 내고 개장 직전 매장을 찾았다는 30대 A씨는 본인 번호가 50번이 아슬아슬하게 넘었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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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토이저러스가 500대 한정으로 출시한 복고 게임기 `재믹스 미니` [사진제공 = 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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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토이저러스 팀은 지난해 9월부터 이 게임기를 되살리기로 마음먹었다. 레트로 게임 카페 '구닥동'의 인디 게임 제작팀 '네오팀'과 협업해 당시 만들어진 게임기 500대를 재현했다. 크기는 3분의 1로 줄었지만 팩을 꼽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복고 감성을 살렸다. 팩이 없는 사용자들을 위해 '아기공룡 둘리', '꾀돌이' 등 레트로 게임 10여종도 넣었다. 18일 오전 9시 온라인으로 450대를 선판매했는데 2분만에 매진됐다. 이번에 출시된 재믹스 미니의 가격은 대당 28만5000원이지만 인터넷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50만~100만원을 호가한다.

재믹스 미니 인기는 완구 업계에서도 거센 레트로(복고) 열풍에서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토이저러스는 2017년과 지난해 '태권브이'를 재해석한 피규어 2000개를 한정 제작해 완판시키는 등 복고 상품들을 출시해 왔다. 김경근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책임은 "지난해 닌텐도에서 레트로 게임기 '페미콤'을 출시한 것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며 "레트로는 글로벌 완구 업계에서도 하나의 트렌드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트로 열풍과 함께 동심을 잃지 않은 어른 '키덜트' 시장도 커지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완구 부문 매출은 주춤한 한편 피규어·전자게임·드론 대표적인 키덜트 완구 품목 매출은 2017년 28.6%, 2018년 18.7%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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