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러시아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 공사장에서 일하던 북한 근로자들이 북한 당국의 지나친 계획자금(할당금) 부과와 소속 기업소 간부들의 착취행위에 시달리다 투신자살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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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통은 이어 “30대 후반인 이 근로자는 4년 전 중앙당 39호실 산하 기관인 대외건설지도국에서 건설 노동자로 파견된 것”이라며 “하지만 당국이 지정한 개인별 계획자금으로 인한 부담감과 소속회사 간부들의 끝없는 갈취행위로 인해 4년간 열심히 일하고도 돈이 모이지 않아 이를 비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한 근로자들은 러시아 현지에서 번 돈 가운데 1인당 매월 50만 루블, 즉 800달러(한화 약 90만원) 정도를 과제금액으로 국가에 바쳐야 하는데 겨울엔 일감이 적어 과제 금액을 채우기 힘들다”며 “근로자들은 봄이 되면 아침 7시부터 하루 14~16시간씩 일해서라도 과제 금액을 갚곤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이런 와중에 러시아에 오래 남아서 일하려면 소속회사 사장 등 간부들에게 뇌물까지 바쳐야 하니 근로자들이 어떻게 돈을 모을 수가 있겠느냐”며 “자살한 근로자가 4년 동안 일해서 받은 로임(월급) 총액은 고작 1000 달러(한화 약 113만원)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보스토크의 또 다른 소식통은 “며칠 전 아파트 공사장에서 30대 북한 근로자가 투신자살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돈을 벌어 가족들에게 돌아가려던 이 근로자는 4년이나 일하고도 손에 쥔 돈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공사 중인 아파트 12층에서 뛰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숨진 근로자는 누더기와 다름없는 허름한 작업복과 꿰진 신발을 신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며칠 전엔 몸이 아파서 일할 수 없다는 그에게 기업소 사장이 ‘하루 일을 빠지면 50루블(한화 약 889원)을 물어내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러시아 파견 북한 근로자들은 일거리가 없는 겨울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계획자금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하다가 갑자기 귀국명령을 받게 되면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라며 “이를 참다 못해 근로자들이 탈출을 감행하거나 심한 경우 죽음을 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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