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유가족들이 단원고 학생들의 단체사진을 보며 슬퍼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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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무뎌졌는데,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조예담씨·20)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안전기억공간 '기억과 빛'을 찾은 시민들은 그날의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시민들은 기억공간에 마련된 사진과 영상을 바라보며 희생자 304명을 하나하나 추모했다.
4년8개월 동안 광장을 지킨 세월호 천막이 떠난 자리에는 지난 12일 기억공간이 문을 열었다. 한쪽 벽에는 세월호 희생자 이름이 빼곡하게 담겼고, 내부에는 희생자 사진을 비롯해 사고를 표현한 예술작품이 전시됐다.
월요일 낮임에도 기억공간은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점심시간 짬을 내 기억공간을 들른 직장인들도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한참 동안이나 전시물을 살펴보다가 울먹이기도 했다.
딸과 함께 광화문을 찾았다는 노은경씨(57)는 "우리 딸이랑 나이가 같아서, 꼭 기억하고 싶어서 일부러 찾아왔다"며 "다시 (희생자) 부모님들도 잘 사셨으면 좋겠고 빨리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근에서 일하는 이재은씨(39)는 "내일 5년 되는 날을 기억하고 싶어서 왔다"며 "5년이 지났는데도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게 속상하고 하루속히 해결돼 사회적 재난 사고를 국가적으로 해결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광차 광장을 찾은 외국인도 기억공간을 관심있떼 바라봤다. 미국 뉴욕 출신으로 여행을 왔다는 저스틴 그린씨(26)는 "어린 아이들이 수학여행 중 배가 침몰해 죽었다고 알고 있다"며 "4년 전 여행을 왔을 때도 여기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을 봤는데 아직도 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기억공간 앞에서는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 등 17명의 처벌 대상 명단을 공개했다.
기억공간을 찾은 시민들은 이들의 진상규명·처벌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조모씨(20)는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몇년째 모르는데 언론과 국민이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야 한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김지성 인턴기자 js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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