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내용 변함없이 1개월 연장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자구계획을 기다리는 가운데 기존 MOU의 기한 만료가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시일의 여유를 두고 더 확실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인 산업은행은 3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의 1개월 연장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과 지난해 4월 6일 MOU를 체결했으며, 오는 6일로 1년의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MOU 체결이 필요한 상태다. 금호 측은 기한 만료 이전 자구계획 제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제출받은 자구계획의 검토와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을 위해서는 일정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산은은 새로운 MOU를 체결하기 전까지 임시로 기존 MOU를 내용 변경 없이 1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채권단과 협의 중이다.
산은 관계자는 "MOU 기한 만료에 따른 관리수단 부재 등 시장의 우려를 고려한 것"이라며 "앞으로 채권단 간 협의를 통해 강도 높은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MOU를 다시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이 한 달을 더 기다리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고강도 자구안을 금호 측으로부터 받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상대로 직격탄을 날렸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우리은행 '디노랩' 개소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도 박 회장이 퇴진했다가 복귀했는데 이번에도 다시 그러면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아시아나항공 회사 측의 진정성 있는 자구계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29일 그룹 회장직과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의 대표이사·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그러나 퇴진만으로 부족하며 추가적인 자구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2009년에도 금호그룹 유동성 위기로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가 2010년 다시 복귀한 적이 있다.
최 위원장은 또 "아시아나항공 어려움의 근본적 배경은 지배구조 문제라는 시각이 있다"며 "(경영진이) 상황이 악화 된 책임을 지고,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자구계획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휘 기자 hynews@,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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