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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안전하게 아동 돌본다더니···아이돌보미 아동학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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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이돌봄서비스 사후관리 소홀 / 믿고 아이 맡겼던 국민들 충격

세계일보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서비스에서 나온 아이돌보미가 14개월 된 아이를 지속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일대일로 아동을 안전하게 돌보는 서비스”라고 홍보해 온 여성가족부를 믿었던 맞벌이부부 등 국민들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사업으로 추진되어 온 아이돌봄서비스가 몸집만 커졌을 뿐 사후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거센 이유다.

◆민간보다 비싼 아이돌봄서비스

3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아이돌봄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것은 2007년부터다. 이후 아이돌봄사업법이 지정되고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아이돌봄서비스도 성장하기 시작했다. 아이돌봄서비스 이용가구는 2011년 3만9000여 가구에서 지난해 6만4000여 가구로 저출산 여파에도 역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정부도 아이돌봄서비스 수요에 맞춰 아이돌보미를 올해 3만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정부사업임에도 아이돌봄서비스의 가격은 민간 베이비시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수준이다. 올해 가격이 인상된 아이돌봄서비스의 시간당 이용료는 9650원이다. 올해 최저임금인 8350원보다 15%가량 더 비싼 셈이다. 중위 소득에 따라 이용료의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지만, 지원 대상이 아닌 경우 민간 베이비시터보다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

◆정부 믿고 수요 증가, 관리는 뒷전

높은 가격에도 아이돌봄서비스가 성장한 것은 ‘정부가 보증한다’는 점에서다. 여성가족부도 아이돌봄서비스를 “일대일로 아동을 안전하게 돌보는 서비스”라고 소개해왔다.

그러나 아이돌봄서비스는 양적인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아동돌보미에 대한 교육이나 관리에 소홀했다. 정부의 아이돌봄서비스 자격은 최초 80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이수 처리가 됐다. 교육 시간과 교육의 질이 적절한 지는 차치하고, 이 중 아동학대 예방교육은 2시간에 불과했다.

아이돌보미의 학대가 신고될 경우에는 1년 이내 자격을 정지했지만 복귀가 가능했다. 현행법상 자격정지 처분을 3회 이상 받아야 자격이 완전히 취소되서다. 이 때문에 최근 5년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던 41명의 아동돌보미 중 11명이 복귀했다.

여성가족부는 아이돌보미의 학대 파문이 커지자, 아이돌보미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방문상담을 실시하겠다는 긴급대책을 내놨다. 오는 8일부터는 온라인 아동 학대 신고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당장 아이를 맡겨야 하는 맞벌이 가구에선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맘카페에서는 정부의 아이돌봄서비스를 두고 “너무 화가난다” “너무 끔찍해서 생각하기도 힘들다”는 반응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아이돌보미로부터 피해를 입은 아이의 부모가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6분23초 분량의 폐쇄회로(CC)TV 영상과 청원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청원인은 “정부에서 소개해준 분이기에 이용했지만, (돌보미가) 3개월 넘도록 지속적으로 학대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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