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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기자수첩]누가 조선업 재편의 수혜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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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적자수주, 고용불안…빅2 전환 없으면 수혜자는 경쟁국 ]

"지난달 8일 본계약이 없었다면 누가 수혜자가 됐을까요?" 조선업 '빅2 전환'과 관련, 끊임없이 제기되는 '수혜자' 논란에 대해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되물었다.

'골칫덩이'를 떼 내게 된 산업은행과 세계 2위 조선사를 외부 현금 유출 없이 끌어안는 현대중공업만 득을 본다는 것이 수혜자 논란이다. 그리고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다. 원래 거래의 기본 전제가 양측 이익 극대화다.

그렇다면, 정말 둘 만의 이익을 위한 거래였을까. 몇 가지 가정을 해보자. 우선 합병 자체가 없었다는 가정이다.

중국과 일본은 조선사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시황 침체를 겪으며 자국 조선소 간 출혈 경쟁의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들도 다시 시황이 살아나는 지금을 산업 재편 적기로 봤다. 빅2 전환이 없다면 한국은 제살깎아먹기를 하며 덩치를 키운 중국, 일본을 상대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이 인수주체였다면 '거제 단일조선소'로서의 시너지는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2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만큼 재무상황이 녹록지 않은 삼성중공업에 '매머드 조선소'의 장기적 운영은 도박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중간합작법인을 거치지 않은 조선소와 조선소 간 합병이었을 경우다. 중간합작법인 산하 별도 조선소 두 개를 거느리게 될 현재 구도에서도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조직도, 문화도 다른 두 개 조선소를 그대로 합칠 경우 고용 불안은 앞으로의 우려가 아닌 현재의 문제가 됐을 것이다.

양사 기업 결합심사를 앞두고 세계 각국 당국에서 견제성 발언이 나온다. 그들이 우리의 거래를 반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 조선업이 서로 경쟁한 가운데 그들이 입었던 '수혜'를 포기하기 싫다는 속내일 것이다. 지금까지 '빅3' 체제에서 수혜자는 우리의 경쟁국이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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