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는 영국 남서부 지역의 생산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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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영국 하원이 1일(현지시간) 두 번째 의향투표에서 또다시 의회 과반수 이상이 지지를 받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대안 마련에 실패하면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ㆍ금융업을 막론한 기업들의 ‘브렉시트’는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브렉시트 협상의 결과와 상관없이 기업 입장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자체가 ‘EU 시장’ 의 거점으로서 영국 시장이 갖고 있던 ‘장점’을 무효화시킨다는 설명이다.
최근 런던의 독립 연구기관 뉴파이낸셜의 조사에 따르면 275개 이상의 기업이 그들의 지사와 직원, 그리고 법인 등을 영국에서 다른 국가로 이전하고 있거나 이미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앞서 지난 30년 간 영국의 수도인 런던은 중동과 아시아의 다국적 은행, 무역업, 헤지펀드, 자산 운용사, 국부펀드 등을 유치했다. EU 시장 내 면세 혜택을 노린 수출제조기업들의 진입도 잇따랐다.
하지만 ‘EU의 경제적 수도’라는 영국의 위상은 기업들의 잇따른 ‘영국 엑소더스’로 상처를 입고 있다. 닛산은 지난 2월 선더랜드 지역에 약속했던 생산시설 건설 계획을 취소했고, 비슷한 시기 혼다는 영국 남서부 지역의 공장을 폐쇄했다. 그 결과 공장 근로자 35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NYT는 “브렉시트로 가는 길은 이미 영국의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뿐만 아니라 투자를 위축시키며 비즈니스의 안식처로서 국가의 명성을 손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은행과 기타 금융 서비스 회사 역시 브렉시트 이후 발생할 추가적인 규제에 대비하고, 영국 외 유럽 국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위해 수 천개의 일자리와 1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꾸준히 해외로 옮기고 있다.
실제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은행의 경우 8000억 파운드(1조 달러 이상) 이상을 영국 밖으로 송금 했으며, 자산운용사와 보험사는 1000억 파운드(약 1300억 달러)를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수하면서 런던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 지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도 기업들의 영국 ‘탈출’을 부추긴 원인으로 지목된다. 뉴파이낸셜 윌리엄 라이트 전무이사는 “지상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한 가운데에서 유럽인 직원을 95%나 고용하는 것이 말이나 되냐”면서 “(비용이 저렴한) 동유럽권 등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되면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기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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