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등 그룹 차원 자구책 요구
“아시아나, 그룹 돈줄 역할로 위기”
당장 투기등급 하락은 없을 듯
아시아나항공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주주들이 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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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관계자는 31일 “박 전 회장은 2009년에도 한차례 물러난 적이 있다”며 “이번에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고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 항공은 그룹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중요한 회사”라며 “대주주와 회사가 모두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내놓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만기가 임박한 경영개선약정(MOU)을 연장하기 위해선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그룹 차원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했다. 산은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산은은 실사 결과와 회사 측이 마련하는 자구계획을 종합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전날 그룹 경영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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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와 채권단은 항공운송과 관련 없는 우량자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갚기 위한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기업인 금호산업도 지원에 나설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 당국이 이미 퇴진한 대주주 측에 추가 지원을 압박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박 전 회장을 비롯한 그룹의 ‘돈줄’ 역할을 하다가 위기에 빠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3700억원에 순이익 670억원을 냈다. 금호산업의 최대주주(지분율 48.82%)는 금호고속이고, 박 전 회장은 금호고속의 최대주주(지분율 69.97%)다.
다만 금융위와 채권단은 당장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BBB-)이 투기등급(BB+)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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