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CEO, 쿠퍼티노 사옥서 발표
단말기 정체로 서비스 사업에 중점
애플 주가 떨어지고 넷플릭스 올라
지난해 10월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마침내 애플이 25일(현지시간)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팀 쿡 CEO가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직접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이 25일(현지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 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을 대표하는 TV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도 끌어들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애플이 이 사업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132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비해 우위에 있는 부분은 전세계적으로 10억대가 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보급돼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수 1억3900만명을 뛰어넘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426억 달러에 달하며, 글로벌 영화 박스오피스 매출(411억 달러)을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최근 보도했다.
시장은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단말기 보급에서 우위에 있는 애플이 이 시장을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넷플릭스가 월 8.99∼15.99 달러의 콘텐츠 이용료를 받고있는데 비해 애플은 월 9.99달러 이상으로 책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왼쪽)이 오프라 윈프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로써 스트리밍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넷플릭스 외에도 아마존이 이미 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고, 여기에 케이블TV HBO를 인수한 AT&T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워너미디어를 설립했다.
애플은 이날 애플 뉴스의 프리미엄 버전인 ‘애플 뉴스 플러스’도 함께 소개했다. 현재 무료로 제공되는 뉴스 서비스를 확대 개편해 월 9.99 달러를 지불하면 300여 개의 신문ㆍ잡지 기사를 구독할 수 있다. WSJ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를 비롯한 신문, 보그ㆍGQ와 스포츠 관련 잡지 등이 포함됐다.
애플은 지난해 뉴스 앱인 텍스처를 인수해 신문ㆍ잡지의 기사 서비스를 5년에서 최대 20년까지 받아볼 수 있게됐다. 애플 측은 “300여 개의 콘텐츠 제공업체들을 따로 모두 구독하면 연회비가 8000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팀 쿡은 “이 앱을 통해 구독자들이 어떤 내용의 기사를 읽는지 추적할 수 없고, 광고업체들도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없다”면서 개인정보보호 부문을 특히 강조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의 취약한 점을 애플이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운 것이다.
애플 뉴스의 프리미엄 버전인 '애플 뉴스 플러스'를 설명중인 팀 쿡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에서 62%, 아이패드와 맥북에서 23%의 매출을 거뒀다. 앱 판매나 클라우드, 애플뮤직 구독 등의 서비스 사업 매출은 15%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아이폰 매출은 정체된 반면 서비스 매출 성장세는 고속 성장중이다.
WSJ은 “애플을 전 세계적 공룡 기업으로 만든 아이폰의 단물이 고갈돼가는 가운데 팀 쿡이 새로운 서비스 사업에 베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전문채널 CNBC는 “애플의 서비스 사업이 완전히 변형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1.21% 떨어진 반면 넷플릭스는 1.45% 올라 애플의 순탄치 않은 신규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RBC 캐피탈마켓의 매니징디렉터 마크 마헤니는 “애플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축적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넷플릭스를 필적할 경쟁사는 없어보인다”면서 “서비스 이용료를 넷플릭스보다 낮은 가격에 책정할 가능성이 작은 것도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