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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IS 격퇴 선언됐지만…'무주공산' 시리아 북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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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군 철수로 쿠르드족 준(準) 자치구 위험

알카에다 연계조직 HTS가 장악한 이들리브도 문제

뉴스1

IS 소탕 후 내걸린 SDF 깃발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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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이 지원하는 시리아민주군(SDF)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IS 격퇴가 '끝'이 아니라 힘의 공백을 이용한 주변국 각축의 '시작'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SDF의 선언에도 아직 전투가 끝나기까지는 갈길이 멀 뿐 아니라 미군의 철수 후 쿠르드족 문제와 알카에다 연계조직이 장악한 이들리브, 터키와 시리아, 러시아 등의 이해관계 등이 여전한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무스타파 발리 SDF 공보실장은 23일 트위터를 통해 "SDF는 IS를 모두 격퇴하고 IS가 차지하던 영토를 100% 회복했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간 SDF는 시리아 내 IS의 마지막 근거지이자 이라크와의 접경지인 바구즈에서 수주 동안 IS 격퇴 작전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S가 다른 국가들과 광대한 사막에 여전히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대대적인 공격은 못하더라도 기습 공격을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레 헤밍 지하디스트 전문가는 "우리는 앞으로 IS가 시리아에서 영토를 되찾기 위한 노력보다는 반란과 기습 공격에 전적으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IS 소탕작전에 선봉에 섰던 시리아 쿠르드족들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쿠르드족 준(準) 자치구는 당장 미국이 철수하면 터키의 위협에 놓이게 된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내전을 피해 시리아 북동부의 석유가 풍부한 지역에 자치구를 수립했다.

이 지역은 쿠르드족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터키와의 인접지역이기도 하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영토 회복을 노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지금까지 터키군의 오랜 위협으로부터 이 지역을 보호해왔으며, 협정이든 무력으로든 시리아 정부 손에 들어가는 것도 막아왔다.

그러나 지난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00명의 미군 철수를 발표해 쿠르드족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후 백악관은 400명의 미군이 한동안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쿠르드족에 대한 보호는 그만큼 약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쿠르드족이 최대한 미군 철수를 막거나 부분적으로 자치권을 희생하서라도 시리아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군사 분석가인 니콜라스 헤라스는 미군이 SDF가 IS의 잔불을 다 끌 수 있도록 도우며 오래 주둔할수록 쿠르드족에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아사드 대통령이 쿠르드족 자치구를 존중하도록 SDF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카드는 미군의 시리아 주둔"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IS 소탕과 미군 철수가 이뤄질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판세가 정리된 후에는 북서부 이들리브가 중동의 다음 문제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11년 3월 시리아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 민중봉기를 유혈 진입한 후 시리아 반정부 시위는 내전으로 악화했다. 8년 간의 내전 동안 그러나 아사드의 군대는 반군을 진압하며 시리아 영토의 3분의 2를 장악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 손에 넘어가지 않은 두 개 지역이 있는데 SDF가 탈환한 북동부 지역과 시리아 알카에다 연계 조직들의 보루인 북서부 이들리브다. 알카에다 출신 지도자가 이끄는 무장조직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지난 1월 이후부터 이들리브 지역을 장악했다.

이 지역은 시리아와 동맹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작년 9월 체결한 '비무장지대' 협정, 즉 군사적 완충지대 설치와 휴전 시행을 합의한 협정으로 지켜지고 있었다. 이 협정은 약 300만명의 주민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권의 공세를 막아왔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이 지역의 폭력 사태는 심화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정부군의 공습과 포격으로 수십 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제위기그룹(ICG)의 샘 헬러 분석가는 이 협상이 당분간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가 이들리브를 폭격하는 것은 이 지역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의 서막이라기보다는 압박 전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리아 전문가인 패브리스 발랑쉬는 "아사드 정권이 북서부 이들리브 보다는 북동 지역에 더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시리아 정권은 터키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SDF 점령 지역 철수 후 국가 통제력 회복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보기에 시리아군은 미국의 철수로 동북지역의 최대 영토를 빠르게 점령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차피 아무도 HTS를 지켜주려 하지 않을 것이라 이들리브는 (나중에 해결해도 되는 문제기에)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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