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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美특검, '트럼프-러 공모' 못찾아…사법방해 혐의는 판단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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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일간 2800건 소환장 발부 / 500건 압수영장, 증인 500여명 면접 / 민주당, '결과 전면 공개' 요구 / 트럼프 "완전한 무죄 입증" / 정치권 공방 거세질 듯

세계일보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간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에 대해서도 유무죄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 하원 법사위에 제출한 4쪽짜리 서한 형식의 특검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바 법무장관은 서한에서 “특검팀의 수사는 트럼프 캠프 및 관련된 어떤 인사도 2016년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와 관련, 러시아와 연계된 인사들로부터 트럼프 캠프 지원을 위한 여러 제안이 있었음에도 러시아와 공모하거나 협력했다는 걸 찾지 못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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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하원 법사위에 제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4쪽짜리 수사 결과 보고서 요약본.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한 판단은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바 장관은 사법 방해 혐의와 관련해 “특검이 ‘이쪽이다 저쪽이다’ 결론을 내지 않았다”면서 그 판단에 대해 자신과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게 남겨뒀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특히 “이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죄임을 밝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바 장관은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뮬러 특검팀이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얼마나 고심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바 장관은 “로즌스타인 부장관과 나는 특검의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들은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확립하기에 불충분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강조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특검은 어떤 공모도 어떤 사법 방해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바 장관과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더 나아가 어떤 사법 방해도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인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특검 보고서와 법무부 장관의 결론 사이에 매우 우려스러운 괴리가 있다”고 반발하면서, 조만간 바 장관을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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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특검보고서 요약본이 공개된 직후 트윗 등을 통해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며 “완전하고 전면적인 무죄 입증”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법원까지 갈 것이라면서 특검 수사자료의 전면 공개를 요구하며 대대적 정치 쟁점화를 이어갈 기세여서 향후 대선 정국에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2017년 5월17일 출범한 뮬러 특검팀은 ‘결정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채 공모·내통 혐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고,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정치적 결정을 내리면서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뮬러 특검팀은 지난 22일 바 장관에게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바 장관은 주말 동안 공개 범위에 대해 검토해왔다.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옛 개인변호사인 마이클 코언 등 34명을 기소한 이번 수사를 위해 19명의 변호사를 고용해 수사를 진행했고, FBI 요원과 정보분석가, 법회계학자 등 40여명이 이들을 보좌했다. 수사 과정에서 2800건 이상의 소환장이 발부됐고, 500건가량의 수색영장이 집행됐으며, 통신기록 확보를 위해 230건 이상의 영장을 발부받았다. 증거 확보를 위해 외국 정부들에 13건의 요청을 했고, 500여명의 증인을 면접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특검 수사가 마무리됐지만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다, 트럼프 진영을 겨냥한 수사나 소송은 아직 10여건 이상 진행 중이라서 추가로 새로운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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