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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서강대 甲 교수 “버닝썬 영상 빨리보려다…”… ‘노잼 농담’에 비난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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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가 ‘위법 행위’ 사리분별도 못해…수업과 무관한 사담은 사양”

-“교수의 이해심과 공감 능력…어째서 피해자보다 가해자에게 먼저 향하나”

헤럴드경제

[사진=페이스북 ‘서강학보’ 페이지에 올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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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성매매와 마약, 불법촬영 논란으로 번진 ‘버닝썬’ 게이트를 둘러싼 대학 및 대학원 교수들의 경솔한 발언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업 내용과 관계없는 불필요한 사담인데다 바탕에 깔린 인식 수준마저 상식 이하라는 비판이 줄을 잇는다. 문제의 발언을 들은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대학 안팎의 비판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서강대학교에는 지난 19일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 乙(을)’이 쓴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甲(갑) 교수님께 올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3장분량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대자보는 ‘갑 교수’가 “‘버닝썬 무삭제 (유출) 영상’이 잘리기 전 빨리 보라고 친구가 보내줬다. 잘릴까봐 빨리 틀어봤더니 위에는 해가 돌고 있고 아래에서는 무를 자르고 있더라”고 말했다고 고발했다. 갑 교수가 ‘버닝썬 동영상’을 서둘러 보려다 엉뚱한 영상만 봤다는 소위 ‘낚시’에 당했다는 얘기를 수업 중에 했다는 의미다.

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안 (전) 지사가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발목 잡혀 안타깝다. 우리 학생들은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정말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함께 적었다.

해당 교수의 발언을 두고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법률을 가르치는 교수가 엄연한 위법행위를 농담거리로 삼았다는 데 비판 여론이 모였다.

20일 서강대 재학생 서모(22) 씨는 “발언 수준이 유출영상 좀 공유해달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2차 가해와 소름끼칠 정도로 똑같다”며 “피해자를 눈요깃거리로 삼는 것도 모자라 유출 영상을 돌려봤던 패거리들에게 감정이입까지하고 있으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재학생 이모(21) 씨도 “엄연히 피해자가 있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농담거리 삼는 게 교수냐”며 “콩밥 먹어야할 위법행위를 ’한순간의 실수‘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역시 해당 교수의 성 인지 수준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친구나 선배 입에서 나왔어도 한심해서 할 말 없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헤럴드경제

[사진=페이스북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올라온 글]


한국외국어대학교 소속 교수의 발언 역시 논란이다. 강의 도중 성매매알선 등의 혐의로 입건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29)와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을 두고 “공인이 일하는 게 힘들면 그런 게 분출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다.

해당 발언 이후 20일 페이스북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해당 내용을 고발하는 익명 제보가 올라왔다. 해당 교수는 전공 강의 시간에 ”(승리·정준영) 이들은 가해자기도 하지만 피해자다. 공인이 일하는 게 힘들면 그런 게 분출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 사이에선 피해자보다 가해자에게 먼저 공감과 동정심을 표한것은 명백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이어진다. 한국외대 재학생 이모(23) 씨는 ”(해당 발언은) 연예인 같은 공인이 타락하기 쉽다는 말이지 ‘분출구가 돼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 않냐”면서도 “가해자 사정을 이해해줄 아량으로 피해자의 고통은 어디까지 헤아려봤을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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