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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NOW] "뼈 씹어먹는 소리 좋아요" 반려견 먹방 빠져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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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30㎏ '소녀'가 생닭 500g을 먹는다. 그 장면을 찍은 6분짜리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지 두 달 만에 320만명이 봤다. 소녀는 사냥개로 유명한 래브라도 레트리버종으로 생후 두 살짜리 암컷이다. 동영상을 올린 밤하느리씨는 "생닭을 먹을 때 이빨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강아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영상에는 8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개가 생닭을 먹는 걸 보다 치킨을 시켰다' '먹는 소리가 좋아 정기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소녀의 먹방(음식 먹는 장면을 찍는 개인 방송)은 70만명이 구독하고 있다.

조선일보

개가 생닭 냄새를 맡고 있다. 오른쪽 마이크는 개가 닭 씹는 소리를 녹음하려고 설치했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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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먹방 시대를 지나 반려견 먹방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만 30만건이 올라와 있다. 개가 먹는 음식도 족발, 돼지갈비, 오리고기, 딸기라테, 막대 사탕까지 다양하다. 개가 사슴 정강이나 상어 연골을 먹는 영상도 있다. 한 유튜버(유튜브 방송인)는 반려견 전용 호텔에서 '강아지 룸 서비스' 받는 장면을 올렸다.

유튜버들은 개에게 소형 마이크를 달아 음식 씹는 소리를 녹음한다. 원래 사람 먹방을 찍는 유튜버들이 시청자의 식욕(食慾)을 돋우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이다. 직장인 정다은(29)씨는 "사람 먹방에는 쩝쩝거리는 소리가 나오지만 반려견 먹방에는 그렇게 거슬리는 소리가 없어 좋다"고 했다. 개가 육류의 뼈를 씹을 때 나는 오도독 소리가 쾌감을 준다는 사람도 많다.

애견인들은 반려견 먹방을 통해 식단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단순히 사료만 주는 것이 아니라 반려견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먹방에 나오는 음식 제조법을 참고한다는 것이다. 김정연(31)씨는 최근 직접 반려견용 수제(手製) 치킨너깃을 골든 레트리버에게 먹이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김씨는 "기름기는 줄이고, 소화를 돕는 곡물류를 보강했다"며 요리법을 공유했다. 최근 한 살짜리 포메라니안을 입양한 문채영(31)씨는 "강아지 식단, 건강법 등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어 반려견 먹방을 자주 본다"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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