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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5G시대 냉장고서도 새는 기밀…SK텔레콤, 양자암호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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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G) 통신은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속도가 약 20배 빠르다. 또 대용량성과 초연결성이 특징인 5G를 통해 작게는 냉장고를 포함해 크게는 빌딩끼리도 연결될 수 있다.

그만큼 보안 우려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 5G로 연결된 정부 주요 기관 내 냉장고가 해킹돼 무심코 나눈 기밀 대화가 빠른 속도로 유출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고자 5G 통신망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조선비즈

SK텔레콤 직원들이 서울시 성동구 성수 교환국사에서 양자난수생성기가 적용된 가입자 인증서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5G 통신망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도입하고 안전한 통신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양자암호통신은 물리량의 최소 단위인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해킹이 불가능한 암호키를 만들어 송신자와 수신자 양쪽에 나눠주는 통신 기술이다. 해킹을 시도할 경우 정보 자체가 훼손된다.

예를 들면 양자암호통신은 밀가루 반죽을 주고 받는 것과 비슷하다. 어떤 사람이 밀가루 반죽을 건드리면 흔적이 남고 형태가 변형돼 해킹이나 복제가 불가능한 방식이다.

복재원 SK텔레콤 코어(교환장비) 엔지니어팀 리더는 "현재 통신 보안도 우수하지만 5G 시대에는 서비스 측면에서 의료나 자율주행 같은 산업과 연결되면서 보안이 더 중요해졌다"며 "만에 하나 보안 우려가 생긴다면 국민들의 생명에도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양자암호통신을 준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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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양자암호통신 관련 기자 간담회를 진행 중인 복재원 SK텔레콤 코어 엔지니어팀 리더. /안별 기자



SK텔레콤은 3월부터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지난해 2월 인수한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의 양자난수생성기도 적용했다.

양자난수생성기는 양자 특성을 이용해 패턴 분석이 불가능한 무작위 숫자를 만드는 장치다. 암호체계의 예측이 어려워져 고객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다. 4월 중에는 LTE망에도 적용 확대할 계획이다.

KT나 LG유플러스도 양자암호통신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양자암호통신은 장비 제조업체 위주로 개발됐다. 양자암호통신 장비를 제어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별도 통신망이 필요해 투자비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KT와 LG유플러스는 직접적인 기술 개발보다는 국제 표준 관련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양자암호통신은 통신 장비 제조사가 개발하는 영역에 가깝다"며 "서비스 제공을 위해 상용화 시점을 고려한 기술 검토는 각 통신사별로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직접적인 기술 개발보다는 국제 표준 관련에 집중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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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암호통신의 원리 그래픽.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국제 표준 확립을 위한 프로젝트에도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 부문에서 양자표준 분야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 부문 회의에서 SK텔레콤이 제안한 ‘양자키 분배를 활용하는 양자암호통신 관련 신기술’ 2건이 국제표준화 과제로 채택되기도 했다.

이준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지능양자컴퓨팅 인력양성 연구센터장은 "SK텔레콤 등을 주축으로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성숙되어 국제 표준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국내에도 이러한 표준 기술이 정착되어 보다 안전한 통신 서비스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진효 SK텔레콤 정보통신기술센터장은 "5G 시대에 보안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5G 핵심 보안기술인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을 통해 생태계 확대에 앞장서며 대한민국의 5G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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