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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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와 가맹점간 수수료 협상 결과 점검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점검강도는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자동차와 유통, 이동통신, 항공사 같은 대형 가맹점이 일반 가맹점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과 일부 대형 가맹점 간의 수수료 협상 진행 상황을 보면, 정부의 수수료 체계 개편 의지가 반영되지 않고 카드사와 가맹점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이같은 문제를 바로잡고자 수수료 체계 정상화에 대한 정부 의지를 천명하고 협상 결과 점검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카드사와 가맹점 간 수수료 협상 결과를 당국이 점검하는 시기를 앞당겨 내달이나 5월 중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카드사간 협상을 따로 떼 점검할 경우 점검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은 현재 진행 중인 이동통신과 유통 등 여타 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관치’ 논란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어 당국은 경계하고 있다. 통상 카드사들은 3년 주기인 적격비용(원가) 재산정 결과를 토대로 가맹점들과 협상을 진행한다. 가맹점별로 진행되는 협상이 마무리되면 금융당국이 협상 결과의 적법성을 점검한다.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시행령, 감독규정 등은 적격비용에 기반한 수수료 산정, 마케팅 비용에 대한 수익자 부담 원칙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적격비용 규정은 카드사가 자금조달·위험관리 비용과 마케팅비, 일반관리비 등 6가지 비용의 합계보다 수수료율이 낮게 책정됐는지를 보는 것으로, 특정 가맹점에 부가서비스 같은 혜택을 주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해당 가맹점이 부담하고 있는지도 점검 포인트다. 대형 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낮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요구했는지도 살펴본다.
현대차와 가맹점 간 수수료 협상 결과의 경우 이런 부분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부당한 요구가 입증되면 가맹점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현장 점검이 어느 때보다 고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수수료 협상 결과 점검은 매우 진지하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생각하는 수수료 개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게 하려면 평소보다 꼼꼼하게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수수료 협상 결과 점검은 기본적으로 카드사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협상 상대방이 가맹점인 만큼 부당한 영향력 행사 등 가맹점의 불법행위 단서가 카드사에서 적발될 수 있다. 협상 결과 점검이 간접적으로 대형 가맹점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수수료 협상 결과를 점검한 후 불법행위를 처벌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대형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문제를 사후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정부는 카드가맹점 수수료의 역진성 문제를 이번에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연 매출액이 30억∼500억원인 일반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은 수수료율 체계 개편 전 기준으로 2.18%로 500억원 초과 가맹점 평균인 1.94%보다 높다.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등 카드 부가서비스가 주로 대형 가맹점에 집중되는데 카드사들이 이런 마케팅 비용을 전 가맹점에 공동 배분하면서 나타나, 당국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이 같은 역진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카드수수료 개편에서 매출액 30억∼100억원 가맹점은 평균 2.20%에서 1.90%로, 100억∼500억원은 2.17%에서 1.95%로 낮추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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