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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에서 나온 동물뼈, 인부들이 버린 음식물쓰레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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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선체조사위 요구 감사결과 공개

해수부, 불법 해양 투기 지도·감독 안 해

구조·유해수습·인양때 음식물쓰레기 투기

음식물 추정 동물뼈와 인체유해 뒤섞여

“재난관리에 대한 행정신뢰 저하 초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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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수색 당시 선체 안팎에서 발견된 수천여점의 동물뼈 대부분이 잠수부 등 인부들이 먹고 버린 음식물쓰레기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수습자가 유골 형태로 발견될 수 있는데도 해양수산부가 인양업체 등의 음식물 쓰레기 해양 투기를 제대로 지도·감독하지 않아 동물뼈와 인체 유해가 뒤섞여 정부의 재난 관리에 대한 행정 신뢰 저하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감사원은 세월호를 인양하는 과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로 추정되는 돼지·닭뼈 등 동물뼈 6705점(세월호 내부 3880점, 외부 2825점)이 미수습자의 유골 144점과 같이 수거됐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세월호 외부에서 발견된 동물뼈 가운데 82%에 해당하는 2318점은 세월호 인양 뒤 2차 수중수색 중 선체가 누운 자리(펄) 부근에서 집중적으로 수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미수습자 유해 유실방지망 전체 구역에서는 동물뼈가 507점밖에 수거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수거된 동물뼈들이 세월호 침몰 지점의 수면 위에서 아래로 투기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감사원 조사 결과를 보면, 2014년 4월16일 참사 당일 세월호에는 뼈로 남을 수 있는 음식이나 육류 등이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반면 참사 석달 뒤인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동안 구조와 시신 수습을 위해 투입된 잠수 인력에 소·돼지·닭 등 육류를 식사로 제공됐고, 이들은 식사 뒤 바지선 갑판 등에서 세월호 침몰지역 해양에 음식물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당시 작업총괄자로부터 일부 음식물 쓰레기를 해양에 투기했다는 진술 영상도 확인했다. 상하이샐비지는 2015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세월호 인양작업을 위해 중국에서 12척의 작업선을 출항시키면서 식자재 총 21만9936㎏ 상당을 공급했으며, 추가로 진도군의 한 회사에서 최소 950만원 상당의 돼지등뼈 등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 대부분(178.23㎥)은 중국 상해 등으로 이송·처리됐지만, 최소 9.52㎥ 이상의 음식물 쓰레기는 인양작업 현장 작업선(12척) 위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결과는 인양작업 전인 2015년 9∼11월 세월호 선체 창문 등에 유실방지망을 설치해 선체 내에 동물뼈 등 음식물 쓰레기가 들어갈 수 없다는 해수부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들이다.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르면 선박이나 해양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해양에 배출하지 못하게 돼 있다. 그런데도 해수부는 세월호 미수습자에 대한 수색·구조 및 선체 인양이 진행되는 동안 음식물 쓰레기의 해양 투기를 방치한 것이다.

감사원은 “해수부는 동물뼈 등 음식물 쓰레기와 미수습자 유해가 섞이지 않도록 침몰지점 주변 오염에 대해 철저히 관리해야 했다”며 “이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동물뼈 등이 발견됐다면 상하이샐비지가 환경관리기준 등에 부합하게 인양작업을 했는지 사후에라도 확인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해수부가 이런 조처를 하지 않아 동물뼈와 인체유해가 섞이면서 유족들이 정부의 재난관리를 불신하게 되고, 행정신뢰도 떨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수부 장관에게 음식물 쓰레기가 해양에 무단 투기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요구를 하는 한편, 해양 수색·구조활동 및 작업 시 음식물 쓰레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지침이나 매뉴얼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결과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요구로 감사원이 지난해 12월10일부터 20일간 감사를 실시한 결과다. 감사원은 음식물 쓰레기 불법 해양투기 등과 함께 감사가 요구된 해수부의 세월호 추가 인양 비용 329억원 결정 근거와 지급 특약 체결에 대해선 그 내용이 위법·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해수부가 인양공법 변경 사유를 사실과 다르게 공개하거나 고의로 인양을 지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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