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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심기 경호? "일본, 시진핑 '국빈' 검토 없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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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1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다낭|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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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오는 6월 주요 20개국(G 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국빈으로 대우하는 방안을 보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초 시 주석이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국빈으로 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월 국빈 방문이 있는 데다 중국과 무역분쟁 중인 미국을 배려해 방침을 바꾸기로 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26~28일 일본을 방문하는 것에 합의, 국빈으로 대우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 외에도, 5월1일 즉위하는 새 일왕과의 회담, 궁중 만찬회에 참석한다. 미국 대통령으로선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후 5년 만의 국빈 방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와 함께 시 주석을 ‘또 한 명의 국빈’으로 검토해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해 10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 주석에게 2019년 내 일본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시 주석을 G20 전후 일정기간 일본에 머물게 함으로써 국빈으로 대우하는 시나리오를 그려왔다. 시 주석에 대한 국빈 대우를 통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 흐름을 가속화시키겠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등 미국과의 관계가 발목을 잡았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이후 2개월 만에 시 주석을 국빈으로 초대하는 것은 일정상 쉽지 않다고 전했다. 국빈의 경우 예산 등의 제약도 있어 연 1, 2명으로 한정된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국빈 1인당 예산은 2000만엔(약 2억원)을 넘는다.

미·중 대립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미국 측의 심기를 살펴야 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대중무역 적자를 문제시하고 있다. 중국 통신대기업 화웨이 제품을 ‘안보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고, 화웨이도 미 정부를 기소한 상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에 “시 주석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대우를 하면 미국의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방일을 계기로 대중 관계 개선을 확고히 하려는 일본으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측은 시 주석에 대한 국빈 대우를 일본 측에 요구해왔다. 1998년 장쩌민(江澤民), 2008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모두 국빈 대우였다. 다만 국제회의에 맞춘 방일은 아니어서 이번 시 주석의 방문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외무성 내에는 “국빈 대우를 하지 않으면 시 주석은 방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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