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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파월의 자신감 "트럼프, 나 해고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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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해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압력에 굴하지 않고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CBS방송이 방영한 '60분' 인터뷰에서 "법은 내 임기가 4년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나는 이를 수행할 의사가 완전히 있다"면서 "우리는 엄격하게 비정치적 방식으로 정책을 이행해 모든 미국인을 위해 일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나 연준 통화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중앙은행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로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역설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연준의 금리 인상 조치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맹렬하게 공격했고, 이달 초에도 달러 강세를 파월 의장 탓으로 돌리며 비판한 바 있다. 금리 인상, 달러 강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미국 경제 호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보수 진영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준에는 아주 강한 달러를 좋아하는 신사(gentleman)가 한 분 계시다"며 파월 의장을 비꼬았다. 그는 "만약 우리가 금리를 그대로 놔뒀다고 상상해보라"며 "만약 우리가 (보유자산 축소 같은) 양적 긴축을 하지 않았다면 좀 더 약한 달러를 갖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우리의 정책금리는 적절한 수준이므로 인내심을 갖겠다"며 "우리 금리는 경제를 촉진하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정도의 범위에 있다는 점에서 거의 중립적(roughly neutral)"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금리를 4차례 올린 연준은 올해 들어 세계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미국 경제 하강 우려로 금리 동결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5~2.50%로 동결했고, 오는 19~20일 회의에서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은 이 같은 금리 동결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여러 경제 여건을 고려한 '경제적 판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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