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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파월 "트럼프 대통령, 날 해고할 수 없다"…금리인상 안 서둘러(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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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CBS '60분' 출연

벤 버냉키, 재닛 옐런 전 Fed 의장도 함께 출연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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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인내심'이라는 것은 Fed의 금리정책을 바꾸는 데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변동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Fed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CBS '60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90일간을 지켜봤을 때, 세계 경제는 둔화되고 있다는 증거를 봤는데 우리 경제는 계속해서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경제는 여전히 버티고 있는 만큼, 금리를 섣불리 올리거나 내리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금리 인상을 멈춘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경제가 좋은 상황에 있다고 본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고 우리가 생각하는 정책 금리가 적절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기준금리에 대해 "중립금리 범위 내에 있다"고 거듭 확인한 바 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Fed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목표율을 2%로 잡고 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2%를 약간 넘어가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과잉대응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는 "미 연간 경제 성장률이 4%를 찍는 해가 있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노동시장이 60~70년대처럼 2~3%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 4%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노동력은 연간 1% 성장에 못 미친다. 미 경제가 호황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성장률 자체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게 파월 의장의 해석이다.


파월 의장은 Fed의 독립성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본인의 임기에 대해 "법은 내 임기를 명확하게 4년으로 명시하고 있다. 임기를 완벽하게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대통령이 당신을 해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말하며 이같이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임기 초반에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정책을 이어가자 대놓고 비난을 이어간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트윗을 통해 "Fed가 미쳤다", "실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우리 경제의 단 한가지 문제점은 Fed"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에 이어 파월 의장도 해임하는 것 아니냐는 설이 돌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내 임무는 의회에서 부여한 것으로, Fed의 도구들을 사용해 실업률을 최대한 낮추고, 안정적인 물가를 만들고 은행을 감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금리인상 비판 발언과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뤄진 금리동결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Fed가 얼마나 독립적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우리는 매우 비정치적인 방법으로 미국인들을 위해 업무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때문에 독립적이라고 할 수 있고, 미 정부의 어떤 부분도 Fed의 금리정책에 관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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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Fed 의장들도 이날 방송에 함께 출연해 파월 의장에게 조언했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은 "임기 동안 내 책상에는 '당신이 맞다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문구가 붙어 있었다"며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이 옳다고 판단한 것을 믿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은 "성공적인 의장은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잘 듣고 결정을 하는 것으로, 나는 파월 의장이 이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금융 여건이 전반적으로 건전하고 신용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와 증시도 정상적 수준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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