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 대신 국산 AI 칩 써라" 압력

美 대중 수출통제 대응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 미국의 인공지능(AI) 칩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 제품 대신 중국산 AI 칩을 구매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통신이 인용한 익명 소식통에 따르면 공업정보화부 등 중국 규제당국은 AI 모델 개발과 운영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H20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를 자제하라는 '창구 지침'을 자국 기업에 전달했다. 창구 지침은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정부의 방향성을 시사하는 비공식 권고다. 이번 지침에는 자국 AI 칩 제조업체인 화웨이와 캄브리콘 의존도를 높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자국 AI 스타트업에 부담을 주고, 미국과의 긴장이 심화하는 것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역 무역 단체를 통해 해당 지침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통신은 중국이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고 미국의 규제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번 지침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규제당국은 지난 5월에도 주요 자동차 제조사에 자국산 반도체 사용 비율을 내년까지 25%로 높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엔비디아와 중국의 관련 부처들은 이번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의 주요 IT 기업인 바이트댄스와 텐센트는 미국의 수출 통제가 시행되기 전에 이미 상당량의 엔비디아 칩을 비축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기업은 중국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자국산 화웨이 칩을 구매하면서도 추가적인 규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엔비디아 칩 확보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