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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가 회담장 박차고 나갈까봐… 시진핑, 美·中 정상회담 담판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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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예정 회담 연기 가능성

정상회담장에서조차 박차고 걸어나오며 기존의 '정상회담 공식'을 깨트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초 이달 말로 예상된 미·중 무역 전쟁 종결을 위한 정상회담 개최가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노이에서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을 나가버리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체면을 구긴 채 빈손 귀국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중국이 정상회담을 망설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중국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베트남 미·북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에 중국 지도부가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시 주석이 '아니면 말고(take-it-or-leave-it)'식의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돌풍 피해가 심각한 앨라배마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매우 좋은 거래가 아니라면 나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이 결렬 가능성이 열려 있는 최종 담판이 아니라 (양측이 사전에 협상을 다 마무리 지은 뒤) 두 정상이 최종 서명만 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 협상의 최종 합의는 결국 자신과 시진핑 주석 간의 담판으로 결정짓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지난 1월 트위터에서도 "내 친구 시진핑 주석과 만나기 전에는 어떤 최종 합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월 27일쯤 자신의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시 주석과 만나게 될 것임을 시사해왔다.

이 때문에 미국 언론들은 미·중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CNN은 "사전 협상에서 확실한 합의안 도출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라며 "중국은 3월 말 시 주석의 방미와 관련한 준비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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