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버닝썬 사태

더딘 ‘마약 유통망’ 수사, 경찰 유착…경찰 속 태우는 ‘버닝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승리의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0일 강남 클럽 ‘아레나’를 압수수색한 뒤 물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 수사를 놓고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작은 클럽의 손님 폭행 사건이었지만, 클럽 사내이사였던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접대 의혹, 클럽 내 마약 투약·유통, 탈세 및 경찰 유착 의혹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경찰로서는 조직의 명운을 건 ‘난제들’에 봉착한 형국이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까지 눈앞에 둔 상황에서 비판 여론까지 맞고 있는 터라 이번 수사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 마약 수사 ‘유통망 규명’이 관건

현재 경찰은 이문호 버닝썬 대표 등 10여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지난달 18일 버닝썬 직원 조모씨를 마약류 투약·유통 혐의 등으로 구속해 검찰에 넘기는 등 경찰은 서울 강남 일대의 클럽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해 마약의 유통 경로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수사 특성상 오랜 시간이 걸려 금방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 갈 길 바쁜 경찰의 발목을 잡고 있다. 마약 투약 여부의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맡겨 결과를 받는 데만 1~2주가 걸린다. 이문호 대표도 경찰 간이검사에서는 마약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국과수 정밀감정에선 일부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입건됐다. 경찰은 일단 버닝썬의 ‘MD(영업직원)’로 활동하며 마약 유통책을 맡았다는 중국인 여성 ‘애나’와 이 대표 등을 집중 조사하며 유통 경로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클럽 내 VIP룸에서의 성추행 동영상, 영상 속 남녀의 마약 투약 의혹까지 나오는 등 규명해야 할 마약 관련 사안이 산적하면서 수사도 쉽게 풀리지 않는 분위기다.

■ ‘경찰 유착’ 정황에 당혹

소문으로만 떠돌던 ‘경찰 유착’ 정황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둔 경찰에게 최악의 악재다. 결론이 명확히 나오지 않을 경우 조직의 신뢰는 땅에 떨어질 위기에 처하고, 수사가 잘된다고 해도 경찰이 입는 상처는 크다.

경찰은 지난 6일 버닝썬과 경찰 간 ‘뇌물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전직 경찰 강모씨(44)와 강씨가 임원으로 재직하는 화장품업체 부하 직원, 버닝썬 공동대표 이모씨를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강씨의 지시를 받은 부하 직원이 이씨에게 2000만원을 받아 강남경찰서 경찰관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앞서 경찰은 강씨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까지 신청했지만 검찰의 ‘반려’로 주춤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뇌물 수사의 기본이 안돼 있는 수사”라는 문구를 써가며 반려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이 성급하게 수사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그만큼 이 수사가 경찰 조직 신뢰 회복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방증 아니겠냐”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부터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에 대해 유착 비리 근절을 위한 특별감찰까지 벌이면서 내부 단속과 신뢰 회복에 애를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 초기 유착의 대상자 중 한 축인 강남경찰서에 계속 클럽 내 폭행사건 수사를 맡겼다가 비판이 일자 광역수사대로 넘기게 하는 등 ‘삐끗한 행보’를 보여 비난 여론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