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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카터 대통령, 트럼프가 원하면 북한 특사로 갈 의사 내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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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사진·94> 미국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막다른 골목에 이른 비핵화 협상의 구원투수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7일(현지 시각)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조선일보

이날 로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그의 방북 의사를 확인했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칸나 의원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더 이상 장거리 여행을 하지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도움을 청한다면 북한을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로 의원은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교착 상태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김일성 주석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으며 협상을 벌인 인물이자 북한에서 존경받는 미국인이라는 이유에서다. 로 의원은 카터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면 과거 그가 김일성 주석을 만나 그렸던 비핵화 전략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1994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한반도에 핵전쟁 위기감을 고조시킬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으로부터 핵개발 중단 약속을 받아냈다. 이후로도 그는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대북 문제 해결사라는 존재감을 갖게 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외교 분쟁 전략을 세웠던 로버트 몰리도 카터 전 대통령이 대북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된 지금 상황에선 한 걸음 물러서서 과거 북한 지도부와 협상 경험이 있는 인물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들과 유연한 관계를 맺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카터 전 대통령에게 도움을 청할지는 의문이다. 특히 카터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진실에 무관심한 사람",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정책을 뒤집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과거 카터 대통령을 "만만한 사람"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백악관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또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 곁을 지키고 있는 한 카터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할 기회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볼턴 보좌관은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카터 대통령이 세워놓은 북한 비핵화 전략을 모두 폐기한 장본인이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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