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장기 작고 흡입량 많아
미세먼지 속 산책은 반려동물 건강 해쳐
먹이장난감 등으로 실내활동량 늘이고
물 많이 마시게해 오염물질 배출 도와야
숨 쉬기조차 답답한 짙은 미세먼지가 계속되면서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의사·애견훈련사 등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더 미세먼지에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미세먼지 나쁨' 이상이 발령된 날엔 산책 등 외부 활동을 피할 것을 권고한다. 산책 대신 실내 활동을 통해 반려동물의 활동량을 높여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노응식 그레이스동물병원 원장은 "반려동물은 사람에 비해 몸무게 1㎏ 당 흡입하는 공기량이 훨씬 많다"면서 "사람과 같은 시간 동안 미세먼지에 노출돼도 반려동물이 오염물질을 더 많이 흡수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금속을 들이마실 확률이 높다. 미세먼지 속에 섞여있는 중금속은 무게가 많이 나가 땅바닥 쪽에 깔려있다.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키가 작아 호흡을 통해 많은 양의 중금속을 삼키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용 미세먼지 마스크는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노 원장은 "애견용 미세먼지 마스크는 거의 중국산으로, 실험을 통해 효과가 검증된 바가 없어 수의사들이 권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입마개 교육을 받지 않은 개라면 마스크 착용에 스트레스를 받아 바닥을 구르는 등 이상행동을 하거나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 조재호 애견훈련사는 "산책의 목적은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것인데, 마스크 착용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다면 산책을 나가지 않는 편이 낫다"고 얘기했다.
간단한 실내활동으로도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 노 원장은 "사료나 간식을 작게 잘라서 바닥에 뿌려주거나, 뚜껑을 열어둔 페트병에 간식을 넣어주라"고 권했다. 바닥에 흩어진 간식을 찾기 위해 코로 냄새를 맡으며 여기저기 움직이는 '노즈 워크'를 통해 후각 훈련을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페트병 속 간식을 꺼내기 위해 병을 이리저리 굴리며 이동하는 것도 운동이 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노즈 워크용 먹이 장난감을 활용해도 된다.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마시게 하면 중금속 배출 등에 도움이 된다. 조 훈련사는 "비타민이나 항산화제가 포함된 사료를 먹이면 혈액이 맑아지는 효과가 있어 미세먼지가 많은 날 챙겨 먹이는 게 좋다"고 권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