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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폭스뉴스, 지난 대선때 트럼프 성추문 보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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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주간지 뉴요커 폭로

"입막음 돈 의혹 前경영진이 막아… 트럼프, 폭스 기자 충성점수 매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애청하는 것으로 유명한 보수 성향 매체 폭스뉴스가 2016년 대선 기간 트럼프에게 불리한 기사를 일부러 보도하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4일(현지 시각) 트럼프 측이 대선 캠페인 기간 과거 트럼프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퍼드)에게 입막음용으로 13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건넨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폭스뉴스 기자가 입수해 기사를 쓰려 했지만, 당시 경영진이 보도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뉴요커에 따르면, 폭스뉴스 연예부 기자였던 다이애나 팰조니는 대니얼스의 전남편, 당시 매니저 등으로부터 그녀가 2006년 트럼프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증거를 입수했다. 대니얼스의 변호사가 당시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과 주고받은 이메일도 확보했다. 이메일에는 코언이 비밀 유지를 대가로 돈을 주겠다는 제안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팰조니의 기사는 폭스뉴스에 보도되지 않았다. 뉴요커는 폭스뉴스 소유주인 루퍼트 머독이 트럼프의 당선을 바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팰조니는 자신의 동료들에게 폭스뉴스의 임원 켄 라코트가 "좋은 기사야. 그런데 루퍼트는 트럼프가 당선되길 원해. 그러니 그냥 놔둬"라고 말했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라코트는 이 보도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당시 그 기사 초안에는 입막음을 위한 돈이란 내용이 없었고, 그 기사는 보도 가능 단계까지 가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 측도 "모든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기에 보도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뉴요커 보도에 트럼프는 트위터로 반응했다. 그는 폭스뉴스의 앵커 터커 칼슨이 "미국 언론은 변했다. 대단한 것(big deal)처럼 보이던 언론들은 멸종했다. 남아 있는 것들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격이 떨어진 '뉴요커'나, 아마존의 로비를 위해 제프 베이조스가 사들인 '워싱턴포스트' 같은 것뿐"이라고 말한 것을 이날 트위터에 인용하며 '가짜 뉴스 매체는 국민의 진정한 적(Enemy of the People)!'이라고 썼다.

뉴요커는 트럼프가 폭스뉴스의 앵커와 기자들에 대해 자신에 대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1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겼다고도 했다. 폭스뉴스의 아침방송인 '폭스와 친구들'의 진행자인 스티브 두시는 만점이 넘는 12점을, 트럼프에 대한 노골적인 충성파로 알려진 앵커 숀 해니티는 10점을 받았다고 한다. 트럼프는 두시의 방송을 녹화본까지 챙겨볼 정도로 애청하고, 해니티와는 작년 중간선거 때 함께 유세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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