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4세…생존자 22명으로
일본군 성노예제(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가 지난 2일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곽 할머니는 올해 세 번째로 숨을 거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다. 지난 1월28일에는 김복동 할머니와 이모 할머니가 향년 93세로 같은 날 별세했다. 3일 현재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2명이다.
정의기억연대 등에 따르면 폐암 등 지병을 앓고 있던 곽 할머니는 2일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돼 광주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곽 할머니는 1925년 전남 담양에서 2남4녀 중 3녀로 태어났다. 19세이던 1944년 나물을 캐던 중 일본 순사에게 강제로 끌려갔다. 곽 할머니는 중국의 위안소에서 도망치지도 못한 채 1년 반 동안 위안부 피해를 겪었다고 증언했다.
해방 이후에도 곽 할머니는 고국으로 돌아올 방편을 찾지 못한 채 중국을 떠돌아야 했다. 60여년간 중국에서 지냈던 곽 할머니는 2004년 한국정신대연구소와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며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적을 회복한 뒤 고향에서 지내던 곽 할머니는 2015년 12월 폐암 4기 판정을 받고 지금까지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정의기억연대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곽 할머니는) 60년 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형제자매들을 만났지만,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신 뒤였다. 부모님은 돌아가시면서도 잃어버린 딸을 못 잊으셨다고 한다”며 “어쩔 수 없이 중국에 머물면서도 고국의 국적을 버리지 못하고 힘든 생을 어렵게 버텨내셨지만, 결국 일본 정부의 사죄 한마디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빈소가 차려진 전주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는 근조화환을 보냈다.
유해는 4일 오전 8시 발인을 마친 뒤 충남 천안의 국립망향의동산에 안장된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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