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트럼프 "코언, 거짓 진술 멈춰라"…반격 트윗 쏟아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끝내고 복귀하자마자 자신을 ‘사기꾼’, ‘거짓말쟁이’라고 폭로한 마이클 코언을 향해 반격을 가했다.

1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 코언을 비난하는 게시글을 5개 연속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코언이 미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한 내용에 대해 "부정직한 사기적 진술"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에어포스원을 타고 귀국하던 중 중간급유를 위해 착륙한 알래스카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장병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코언은 청문회에서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이메일 해킹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과 성관계를 했던 포르노 배우에게 입막음용 돈을 지급한 것, 대선 기간에 사적 이익을 위해 러시아 트럼프 타워 개발을 추진한 것 등의 내용을 낱낱이 폭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언에게 ‘트럼프 타워 개발’과 관련해 의회에서 위증할 것을 교사했다는 내용도 진술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이 과거 ‘트럼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는 원고를 썼으며 원고 내용이 코언의 청문회 진술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코언이 쓴 원고의 사본을 요구해야 한다며 "그의 청문회 진술과 배치되는 거짓과 모순, 부정확한 서술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의 청문회 진술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규모의 위증"이라며 "이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마녀사냥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이 힐러리 전 후보로부터 뒷돈을 받은 것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언의 진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자신의 온갖 ‘뒷처리’를 맡았던 코언의 입에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TV로 생중계된 미 하원 감독개혁위 청문회 시청건수는 1350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황금 방송시간대(프라임타임) 평균 시청건수 보다 높은 수치다.

코언은 한때 트럼프의 ‘충견’이었지만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미 특별검사의 수사망에 붙잡혀 궁지에 몰리자 등을 돌렸다. 이후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특검 수사에 협조한 만큼 코언의 대한 여론의 신뢰가 커졌다. 그는 지난해 포르노 배우 2명에게 입막음 돈을 건넨 과정에서 일으킨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와, 의회에서 러시아 트럼프타워 사업과 관련해 위증한 혐의 등을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길을 택했다. 12월 1심에서 3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조선일보

2019년 2월 27일 마이클 코언이 미 하원 감독개혁청문회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관련된 비리를 폭로했다. /EPA 연합뉴스


코언의 진술은 2차 미·북 정상회담 합의 불발에 영향을 줬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 건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언의 청문회 당시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회담을 피해) 다음 주에 청문회를 했으면 시간이 더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중대한 회담 중 (청문회를) 했는지 믿을 수 없다"고 불평했다.

코언의 진술로 국내 정치적 부담감이 커지자 자칫 북한과의 부실한 협상 결과로 국내에서 겪을 후폭풍이 커질 것을 우려해 북한과의 합의를 미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리를 둘러싼 미 의회의 공격은 이제 막 시작됐다. 코언은 오는 6일 또 다른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14일엔 트럼프 재단 핵심 관계자가 의회에 출석해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프로젝트’와 관련해 증언한다.

[이경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