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나란히 앉아 만찬을 하고 있다. 하노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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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미국 내에서는 북미정상회담 소식이 다소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 때 마침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의회 청문회 증언 탓이다. 실제로 대다수 미국 언론들이 북미정상회담 대신 코언 증언을 ‘톱 뉴스’로 내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코언 이슈를 덮으려 북한과의 협상에서 많은 부분을 양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2년간 트럼프의 ‘해결사’ 역할을 한 코언은 특검 수사 대상인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의혹을 소상히 아는 인물로 꼽힌다. 코언은 정상회담 전날 상원 정보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한 데 이어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에 나가 공개로 증언했다. 28일에는 하원 정보위에서도 증언한다. 그의 공개 증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언은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정적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입힐 해킹 이메일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다는 계획을 사전에 알았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여성 2명에게 입막음용 돈을 준 뒤 트럼프 진영에서 수표를 받았다고 했다.
특히 이날 야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코언 이슈를 덮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연설에서 “이렇게 말하긴 싫지만,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신문 1면에서 사진 찍는 행사가 코언 청문회를 제치게 하기 위해 북한에 굴복한다면 그것은 정말 믿을 수 없으며 심지어 한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임 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도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언의 증언을 덮기 위해 미국에 최선의 이익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북한과의 합의를 맺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26일 의회 상원 정보위에서 열린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마친 후 자리를 떠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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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백악관은 이날 언론사 4곳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찬 취재를 제한해 물의를 빚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앞서 일부 기자들이 고함치듯이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만찬 직전 AP, 블룸버그, LA타임스, 로이터 기자들을 만찬 직전 취재에서 배제했다.
백악관의 이 같은 조치는 기자들이 하노이에 도착한 트럼프에게 코언의 의회 증언과 관련해 묻자 이에 대한 일종의 보복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것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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