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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재발방지 도와달라" 한 마디에 달려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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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the L][피플] 법률사무소 우창 파트너 김용준 변호사 "우리나라 해운, 올해가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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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운참사, 내일은 괜찮습니까?' 저자 김용준 변호사./ 사진=이기범 기자



"예산이 없어 돈은 드릴 수 없지만…. 보고서 한 건만 써줄 수 없겠습니까."

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활동을 시작하고 5개월쯤 지난 2015년 12월, 한국에서 다급한 도움 요청이 날아들었다. 정부와의 갈등으로 특조위 활동이 녹록지 않을 때였다. 전문인력을 찾기도 힘들었다. 해상안전 시스템과 법률부터 뜯어고쳐야 했지만 해운지식과 법률지식을 겸비한 인재는 얼마 없었다. 그래서 특조위는 김용준 변호사(45·사법연수원 39기·법학박사)를 찾았다.

해운업을 빼놓고 우리나라의 발전을 생각할 수 없다는 게 김 변호사의 지론이다. 자연스럽게 해운산업과 법률을 파고 들었다. 특조위 연락을 받았을 때도 해운 선진국인 영국까지 건너가 해운법과 선박안전체계를 공부하고 있었다. 연락을 받고나서는 2주 간의 해상법 석사과정 시험을 밀어놓고 보고서 작성에 몰두했다. 이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는 "많이 속상했죠"라고 말했다.

"외국은 한 번 사고나면 교훈삼아 같은 일이 다시 안 일어나도록 제도를 보완하거든요. 우리나라는 그게 약한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처럼 다수의 인명피해가 난 여객선 참사가 우리나라에 4번 있었습니다. 20년 전 서해훼리호 사건도 292명이나 숨졌죠. 같은 일이 20년 마다 반복되고 있어요."

이후 약 4년 동안 김 변호사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제도개선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동안 우리의 해상안전은 나아졌을까. 김 변호사는 한숨을 쉬었다. 선박 운항 지시를 하는 선사나 안전관리자보다 지시를 받는 선장과 선원의 책임만 강조하는 쪽으로 제도가 엇나갔다며 안타까워했다.

"근본원인이 아닌 표면적인 원인들만 접근하는 건 세월호 아이들과 처음 했던 약속이 아닌 것 같아요. 해상 분야뿐 아니라 우리나라는 그런 것에 전체적으로 취약한 것 같아 지금도 많이 속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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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또 다른 해운참사의 여파가 우리나라를 덮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2017년 파산 처리된 한진해운 얘기다. 한진해운처럼 물류의 대동맥 역할을 할 곳이 없다면 우리나라 무역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는다. 그 결과는 수년 내 물가폭등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김 변호사는 경고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올해가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부터 선박 확충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는 데다, 동아시아에 진출한 해외 거대 해운동맹들이 우리 선사들을 고사시키려 들 텐데 이에 대비할 시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그때까지 해운산업을 재건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근본적 원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려면 국민들이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지원에 합의할 수 있도록 공론화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국민, 산업현장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해내는 것이 김 변호사의 포부다. 몇 달 간 밤새워 저서 '대한민국 해운참사, 내일은 괜찮습니까?'를 출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해운재건이 안 되면 영화 '국가부도의 날'보다 끔찍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직격탄은 국민들이 맞습니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국민들이 이해해야 합니다. 조금만 내다보면 상생할 수 있습니다. 대처할 시간이 길게 남지 않았습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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