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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트럼프 플레이스'서 트럼프 완전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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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棟 중 마지막 동도 트럼프 이름 떼내기로

조선일보

허드슨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뉴욕 맨해튼 초호화 아파트형 레지던스 건물 '트럼프 플레이스(TRUMP PLACE·사진)'에서 '트럼프'라는 이름이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22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6개 동(棟)으로 이뤄진 이 단지 중 한 개 동 주민들이 최근 주민투표를 거쳐 건물 정면에 붙은 '트럼프 플레이스'라는 글자를 떼내기로 결정했다. 동 주민 83%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투표자 중 75%가 철거를 지지했다. 주민위원회는 "수주 안에 간판 철거 작업을 수행할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5개 동 주민들은 이미 트럼프 글자를 뗐거나 떼기로 결정한 상태다.

트럼프 플레이스 입주자들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이긴 직후부터 이름 없애기 작업에 들어갔다. WP는 "뉴욕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맨해튼 어퍼 웨스트의 반(反)트럼프 정서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단지 이름은 바뀌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소유한 '트럼프그룹'이 계속 건물 관리 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트럼프그룹 측은 간판 철거와 관련해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플레이스는 '트럼프 타워' 등과 함께 트럼프의 '부동산 제국'을 상징하는 건물이었다. 트럼프는 1970년대에 현재 '트럼프 플레이스'가 있는 자리에 초호화 레지던스 건물이 밀집한 '트럼프 시티'를 건설하려 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해당 부지 지분을 홍콩의 한 부호에게 팔아넘겼다. 이후 1990년대 이곳에 부동산 개발 붐으로 초호화 레지던스 건물이 줄줄이 들어서자 건물 관리를 맡은 트럼프그룹은 건물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개발업자에게 단돈 1달러만 받고 건물에 '트럼프'라는 이름을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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