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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장벽 반대 괘씸죄?…트럼프, 캘리포니아주 철도사업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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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철도국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에

“건설계획 늦어 연방정부 예산 투입 중지” 선언

애초 계획보다 비용·기간 늘어나 비판 이어져

캘리포니아주 “정치적 보복. 좌시하지 않을 것”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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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착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계획의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미국 연방정부는 국경장벽 건설을 막기 위한 캘리포니아주 등의 위헌 소송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로널드 바토리 연방철도국 국장은 19일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고속철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인 캘리포니아주에 보낸 서한에서 “철도 건설을 위한 캘리포니아주의 계획이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합의한 계획을 맞추지 못했다”며 연방정부가 추가로 투입하기로 한 9억2862억달러(약 1조400억원)의 투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연방철도국은 이 사업에 이미 투입한 25억달러를 회수하기 위한 “법적인 선택지를 적극적으로 찾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연방철도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취소해달라며 캘리포니아 등 16개 주정부가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직후 이런 입장을 밝혔다. 이 발표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실패한 캘리포니아의 고속철 사업은 애초 비용을 초과해 세계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이 사업은 절실히 필요한 국경 장벽보다 수백배나 비싸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벽 예산을 국방비에서 전용하려는 목적으로 선언한 국가비상사태는 위헌이라며 소송을 낸 주들에 대해 “대부분 극좌파가 이끄는 주들”이라고 비난했다.

2008년 아널드 슈워제네거 당시 주지사(공화당) 때 결정된 이 사업은 비용이 애초 계획보다 급증해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캘리포니아주는 1차 구간의 완공 시점이 2029년이라고 했지만 2033년으로 미뤄졌고, 비용 추산도 애초 330억달러에서 773억달러로 늘었다. 이 때문에 개빈 뉴섬 현 주지사(민주당)는 12일 “일단 베이커즈필드~머세드 구간을 완공하고 이를 남쪽 로스앤젤레스와 북쪽 샌프란시스코와 연결하는 계획은 추후 재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전체 구간 사업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연방정부의 갑작스런 통보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주가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계획에 맞서 16개 주를 선도하며 반대 운동을 벌인 지 24시간 만에 이 같은 협박이 나왔다”며 “트럼프의 정치적 보복을 좌시하지 않고 맞서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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